“10년내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갈 주역으로 대거 성장할 것입니다. 기술과 기능은 이런 변화 속에서 필요한 가장 핵심 무기입니다.”
데이터 복구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이명재 명정보기술 대표(54)가 20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7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됐다.
고용부는 이 대표가 국내 데이터 복구 분야 개척자로 세계 수준의 복구기술을 개발하는 등 민간과 공공 부문 정보화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천안함 침몰 사건, 링스헬기 추락 사고 때에도 하드 디스크를 직접 복원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등 기관에 데이터 복구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명실상부한 최고의 ‘복구 달인’으로 꼽힌다.
충북 청원에 본사가 있는 명정보기술은 연매출 268억원, 종업원 250명의 강소기업이다. 회사는 ‘플래시 메모리를 이용한 데이터 저장장치’ 등 8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복구 소프트웨어 명스텔라 상품화, 데이터 백업 솔루션 이미지 드림 개발, 영구삭제프로그램 디스크이레이저 개발, 일체형 USB 복구 툴 개발 등 기술력 중심 회사임을 강조한다. 차세대 저장장치로 각광받고 있는 SSD를 자체 개발,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상용화해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데이터 복구에서 쌓은 노하우를 일본·인도·말레이시아·태국·이란 업체 등에 이전하기도 했다. 회사 기술력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초·중학교 시절 1등을 놓쳐본 적이 없는 수재였다. ‘판·검사가 되라’는 말도 있었지만 어려운 형편에다 기능강국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 육성정책으로 금오공업고등학교가 만들어지면서 그의 진로가 바뀌었다.
첫 직장으로 다국적 기업인 AMK에 입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건비가 높아지자 AMK가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이 때 이 대표가 그동안 쌓은 기술과 영업망, 고객까지 그대로 들고 나와 만든 회사가 현재의 명정보기술이다.
이 대표는 “디지털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고 데이터 복구 시장은 누구도 생각지 못한 분야였다”며 “데이터 복구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미국을 수차례 방문하고, 데이터 복구 전문가가 있다고 하면 며칠씩이나 붙어 앉아 배우던 시절이 있었다”며 웃었다.
이 대표는 기능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한마디 했다. “기능인의 길이 화려하고 근사해 보이진 않지만 앞으로 열린 세상에서는 간판보다 기능과 기술이 더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 인문학적 소양까지 갖춘다면 훌륭한 경영자로 성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