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제조사 단말 보조금 문제 제기...논란 예상

 이동통신사업자가 휴대폰 제조사의 원칙없는 단말기 보조금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이통 3사의 단말기 보조금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반대로 제조사의 판매장려금 문제가 제기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관심을 모은 통신비 후속 인하조치에 대해서는 방통위가 KT, LG유플러스의 자율적인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혀 두 사업자의 대응이 주목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4일 이석채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 “(KT, LG유플러스의 통신비 후속 인하는)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자율적으로 해야 할 사안”이라며 사업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겠다는 뜻을 전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저녁 종로구 필운동 소재 한 식당에서 통신 3사 CEO와 간담회를 가졌다.

 최 위원장은 통신비 후속 인하에 대해 사업자 판단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간담회 후 “오늘은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최 위원장이 간담회에서 통신비 인하를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표면적으로는 KT와 LG유플러스가 후속 조치를 결정하는 모양이 됐다.

 다만 이날 최 위원장은 자율적인 의사결정 방향이 ‘인하’와 ‘유지’ 가운데 어느 쪽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 여운을 남겼다.

 KT와 LG유플러스는 아직 통신비 인하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간담회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이상철 부회장은 통신비 인하와 관련, “봐야 안다. 잘 생각해야 한다”며 답변을 미뤘다.

 이석채 회장은 단말기 제조사의 보조금 문제와 유통망 개선 의견을 내놨다. 이 회장은 “제조사가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면서 누구는 싸게, 누구는 비싸게 사는 일이 발생한다”며 “제조사가 어떤 단말기에 얼마나 보조금을 주는지 기종별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유통망 개선을 위해 우리가 먼저 모든 것을 걸고 나갈 것”이라며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개선하겠으니 방통위와 공정위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와 망 중립성도 주요 이슈로 논의됐다. KT와 LG유플러스 CEO는 폐지 쪽에 무게를 둔 발언을 한 가운데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마케팅 측면을 봐야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상철 부회장은 “무제한요금제가 영원히 유지될 수는 없으니 사업자가 무제한 요금제를 접을 수 있도록 방통위가 명분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망 중립성에 대해서는 3사 CEO들 모두 투자 순환을 위해 원칙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CEO들은 각 사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하성민 사장은 플랫폼부문 분사를 놓고 불거진 노사갈등에 대해 “잡음이라기보다는 설명 부족으로 혼란스러웠던 것”이라며 “잘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상철 부회장은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추진 중인 제4이통그랜드컨소시엄과 관련 “잘 아시는 분이니까 잘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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