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경력자 102명을 5급 사무관으로 일괄 채용한다. 중앙행정기관별로 필요할 때마다 알아서 특채하던 것을 매년 1회씩 기간을 정해 뽑는다. 내년 1월까지 방송통신융합 기술진흥, 지식재산권 불공정거래 규제, 기상정보시스템 구축, 산업보건 등 35개 중앙행정기관의 63개 직무를 맡을 민간 인재를 찾는 게 목표다.
채용 계획을 들여다보니 앞으로 잘될 가능성이 있다. 외교 취약지역인 아랍어권에서 일할 외무공무원(3명), 국가 정보를 보호하고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전산사무관(2명),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돋우어 볼 행정사무관, 중소기업 정책을 맡을 행정사무관(3명) 등 당장 필요한 인재가 수혈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 안전정책, 에너지·자원 개발, 녹색기술 연구개발, 생물유전자원 관리, 사회복지 정책, 국제통상·협상 등도 현장 경험을 꼭 접목해야 할 직무다.
팀장급 이상 관리자 경력 3년 이상, 박사학위 소지자 등으로 제한했던 응시자격을 낮춘 것도 잘한 일이다. 직원으로 일했더라도 경력이 10년 이상이라면 정책에 쓰일 현장 경험이 충분하다. 여러 요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면 응시할 수 있다니 인재를 뽑으려는 정부의 진의가 엿보였다. 민간 경력자를 5급 공채(고시) 합격자와 함께 교육하기로 결정한 것도 고민한 흔적이어서 기껍다.
진즉 이랬어야 했다. 외교통상부의 ‘장관 딸 특채 파문’ 같은 일이 재연되지 않게 공정한 일괄 채용 체계가 정착하기를 바란다. 민간 경력자를 ‘굴러 온 돌’이 아닌 동료로 받아들이는 공직 사회의 열린 자세도 필요하다. 행정 공무원에게 부족한 전문 지식을 보충할 기회로 삼아야지 자리를 빼앗긴다고 여겨선 안된다. 전문 인재를 공직에 더 많이 끌어들여야 정부 정책에 깊이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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