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시험인증기관이 3개 기관으로 합친 배경에는 각 기관이 생존하기 위해 통합의 필요성을 공동으로 인식한 게 크게 작용했지만 지식경제부 기술표원이 막후에서 통합을 독려해 자발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점도 한몫했다. 기술표준원은 국내 기술의 국제 표준화와 국가 표준화를 통해 품질 경영 기반을 마련하고 시험 인증제도와 시험 분석 서비스 등 적합성 제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술표준원은 이를 통해 기업의 수출지원, 국민의 생활 안전과 편의성을 책임지는 중요한 정부기구다.
특히, 기술표준원은 우리나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가 많아지면서 국내 기업이 선진국의 기술 무역 장벽을 손쉽게 뛰어넘도록 글로벌 기술 표준을 만들고 국내 기업이 신흥국의 시장을 선점하도록 국내 기술 표준을 전수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기술표준원이 128년의 역사를 지녔다고 아는 이는 매우 드물다. 기술표준원은 1883년(고종 20년) 8월 화폐주조 및 금속광물의 분석·제련·가공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탁지부의 전환국 소속 분석시험소로 출발했다. 이후 공업전습소(1907년)·중앙시험소(1912년) 등으로 기관 명칭이 바뀌었다. 정부 수립 이후엔 국립공업연구소·국립기술품질원 등 6차례의 기관명칭 변경과 40여 차례에 걸친 크고 작은 조직개편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허경 기술표준원 원장은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 전환되면서 정부의 기능이 다양화되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기술표준원도 그 흐름의 한가운데 있다”며 “국가표준안전 담당기관으로서 세계 일류 국가표준체계와 국민에 대한 제품안전기반을 확고히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