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와 외산 게임 점유율 감소로 주춤했던 해외 게임사들의 국내 진출이 다시 러시를 이루고 있다. 현지에서 개발한 게임을 한국 시장서 직접 서비스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가능성을 시험해 보겠다는 테스트베드시장 역할론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쿤룬코리아는 중국의 대표적인 웹게임 ‘K3온라인’ 비공개테스트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고,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도 한국지사 설립을 위한 핵심 인력 모집을 완료한 상황이다.
연락사무소 수준이었던 텐센트코리아도 최근 퍼블리싱 및 서비스 운영인력을 모집하며 지사 설립을 위한 물밑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게임 ‘겟앰프드’의 공동 개발사인 일본 사이버스텝도 직접 진출을 선언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쿤룬코리아는 창업주인 주아휘 대표가 직접 설립한 회사로 연내 중국산 MMOPRG 1종과 웹게임 2종을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본사에서 개발을 지원하고 서비스·마케팅·영업은 모두 국내 법인에서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라이선스사업 부문을 따로 운영해, 가능성 있는 국내 개발사 게임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투자계획도 내놓았다.
김민구 쿤룬코리아 퍼블리싱본부장은 “중국 시장은 이미 1위 텐센트를 시작으로 5위 기업까지 고착화가 이뤄졌다”며 “쿤룬은 중국에서도 보기 드물게 일찌감치 해외 진출을 시도, 한국 법인이 일곱 번째 해외 지사”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시장 선점효과를 통해 매출의 45%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쿤룬은 내년 상반기 중국 내 기업공개(IPO)를 앞뒀다.
지난해 텐센트로부터 4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액을 이끌어낸 라이엇게임즈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기대작인 리그오브레전드의 직접 서비스를 목전에 뒀다. 리그오브레전드는 북미에서 돌풍을 일으킨 게임으로 국내에도 5만여명의 팬카페 회원을 보유 중이다. 올해 초부터 블리자드코리아 출신 핵심 경영진을 영입하면서 국내 서비스에 기대감을 높여왔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도 자금 투자 및 게임사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신규 시장 확대 및 거점지역 확보로 몸집을 불리는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시장은 창업 열풍을 일으킨 성숙한 게임 개발력과 이용자 시장에 한국·중국·일본을 잇는 거점 시장으로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최근 2년여간 외산 웹게임이 시장 안착에 성공했고, 까다로운 MMORPG 서비스에서도 중국산 게임인 ‘불멸 온라인’ ‘징기스칸 온라인’ 등이 성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임 개발사 한 관계자는 “텐센트, 샨다 등 중국에서 자금을 확보한 대형 게임사들의 국내 직접 진출은 점점 더 거세질 전망”이라며 “과거에는 직접 서비스로 이익을 많이 남기는 데 그쳤다면, 장기적으로 국내 개발사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펀딩을 통해 게임 판권을 확보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