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는 대항마의 개념도 있지만 대체자의 개념도 있다. 상대 진영에서 맞붙을 경쟁자도 있지만, 같은 진영에서 유력 후보가 실권하거나 중도 포기할 경우 그 표를 누가 흡수할 수 있느냐도 판세를 짜는 데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 유권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추이가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지를 파악해보기 위해 1, 2차 조사 때와는 달리 선호 정치인을 1순위와 2순위로 구분해 차례로 선택하도록 해봤다.
A 정치인을 1순위로 선택한 뒤, 2순위로 B 후보를 선택했다면, A 후보가 없게 된다면 B 후보를 그 대체자로 가정할 수 있다. 즉 1순위 후보의 표가 어떤 정치인들에게 유입되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이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는 비IT인을 모집단으로 한 조사에서 32.7% 응답자가 1순위로 꼽았다. 만약 박 대표 대신 다른 후보를 뽑아야한다면 응답자의 63.0%는 여권 후보를, 37.0%는 야권 후보에서 대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를 대신할 2순위 여권 선호 정치인은 정몽준 의원이 19.9%로 가장 높았고, 2순위 야권 후보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1순위 선호 정치인으로 유시민 대표를 선택한 비IT인 응답자는 7.5%였다. 유 후보를 대신할 후순위를 고르라는 질문에 66.7%가 야권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답했으며, 대체자로 6.7%가 정동영 후보를 꼽았다. 여권에서 대체자를 찾는다는 응답은 33.3%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박근혜 전 대표가 14.7%로 가장 높았다.
IT종사자 대상의 조사에서도 역시 최고 선호율을 보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였다. 그러나 박 전 대표를 대신할 여권 후보로는 특정 인물을 지칭하지 않는 기타가 32.4%로 가장 많았고 뒤이은 3순위에 오세훈 시장이 18.8%를 얻었다. 2순위 야권 선호 정치인은 15.4%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차지했다.
유시민 대표를 1순위 선호 정치인으로 선택한 15.6%의 응답자는 2순위 선호 정치인 선택 시 동일한 야권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을 87.8%나 줬다. 후보 인물을 중심으로 보수, 진보를 넘나들며 표를 행사하지는 않겠다는 정치적 소신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를 대체할 야권 선호정치인은 문재인 이사장이 2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손학규 대표는 유시민, 문재인, 정동영 등의 대체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장호 인사이트코리아 사회조사본부장은 “1, 2순위 후보를 비교함으로써 향후 표의 흐름까지 유추할 수 있다”면서 “여권의 경우 비교적 대체 후보가 집중되는 반면에 야권은 여러 후보로 분산되는 경향이 나타나 야권 단일화 요구 등의 배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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