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에코프로만 공급해온 2차전지용 전구체 시장이 다변화될 조짐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정이엠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이 전구체 사업에 진출키로 하고 공장을 새로 완공했거나 건설 중이다.
국내 3대 시약회사 대정화금 자회사인 대정이엠은 지난 5월 말 전북 익산에 월 150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라인을 완공했다.
이제 막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한 초기지만 하반기 미국 다우코캄에 전구체 공급이 예정돼 있다. 회사 측은 “연말 본격적인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며 “올 예상 매출은 130억원”이라고 전했다.
한국알콜 자회사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울산광역시 상개동에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다.
연말 완공을 목표로 내년 양산이 목표다. 생산 규모는 월 100톤 규모다. 이엔에프는 LCD용 시너와 포토레지스트용 원료, 박리액과 식각액 등을 제조하는 전자재료 전문 기업으로 2차전지용 소재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업계에선 이 회사가 LG화학과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럴 경우 LG화학 물량을 놓고 에코프로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이엔에프 측은 “사업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구체 시장 진출을 아직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코스모신소재와 엘엔에프가 시장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시험 생산라인 단계에선 이미 전구체 개발을 끝마친 상황이다. 코스모신소재 측은 “다양한 모델을 개발 중이며 구체적인 투자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양극활물질 제조사인 엘엔에프도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 엘엔에프는 이미 전구체 관련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시간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전구체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건 시장성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전구체는 월 1000톤 규모(니켈·코발트·망간계 기준)지만 국산화율은 20%에 못미친다. LG화학·삼성SDI 등이 국산화 및 공급선 다변화를 적극 추진 중인 것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시대를 대비,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면서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여러 회사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한 소재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 전구체 수요는 현재보다 10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전구체=양극 활물질을 만드는 원료물질. 전구체는 소성이라는 공정을 거쳐 2차전지의 핵심 부품인 양극활물질로 바뀐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