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과 아이패드 수요에 힘입어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구매기업 자리에 올랐다.
29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반도체 구입액은 2009년 97억달러보다 79.6% 증가한 175억달러로, 세계 10대 반도체 구입업체 가운데 1위로 집계됐다.
나머지 2~10위는 휴렛 패커드, 삼성전자, 델, 노키아, 소니, 시스코, 파나소닉, LG전자, 도시바 등 순이다.
애플이 반도체 시장에서 구매 1위를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2009년에는 휴렛 패커드와 삼성전자에 이은 3위였고 2008년에는 6위에 불과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애플이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선통신기기의 비약적 성장 때문"이라며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다량의 낸드 플래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애플이 낸드 플래시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시장 지배자의 위치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올해도 애플이 이 같은 시장지배적 위치를 더욱 강화, 2위인 휴렛 패커드와 구매 격차를 지난해 24억달러에서 올해는 75억달러까지 벌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이서플라이는 또 애플과 휴렛 패커드는 수년간 컴퓨터 시장에서 싸워왔지만, 최근 반도체 소비 패턴을 보면 양사간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다고도 지적했다.
애플의 경우 지난해 구입한 반도체의 61%를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무선장비 제조에 사용한 반면 휴렛 패커드는 지난해 구매한 반도체의 82%를 데스크톱과 노트북, 서버 등 컴퓨터 장비를 만드는 데 투입했다는 것.
이러한 구조 차이가 결국 애플과 휴렛 패커드의 실적 차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62%, 태블릿 시장은 900% 각각 성장하며 애플의 수익 증가로 이어진 반면, 세계 PC시장은 단지 14.2% 성장하는 데 그쳐 휴렛 패커드의 부진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아이서플라이는 또 "애플의 힘은 아이튠스를 통해 제품과 사용자간의 강고한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낸 데 있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 사용자들이 애플 제품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반면, 전통적인 PC사업자들은 이 같은 에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소홀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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