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미성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주정부가 금지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8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미성년자들에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 캘리포니아 주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캘리포니아 주법이 미성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새크라멘토 제9 항소법원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승인한 것이다. 대법관 9명 중 7명이 항소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으며 나머지 2명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판매하거나 대여할 경우최고 1000달러 벌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게임은 양방향성이 강하기 때문에 책이나 연극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캘리포니아주 측 변호인은 “어린이들이 콘솔게임을 통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책에서 살인 장면을 읽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며 “이들은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성향을 지니며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게임도 예술의 한 장르로 판단했다. 책이나 만화, 연극처럼 언론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측은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등과 같은 수많은 동화에서도 잔인한 묘사가 있었던 만큼 비디오게임과 문학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관점을 고수했다.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원 판사는 “그간 폭력적인 묘사가 있다고 해서 작품에 미성년자 접근을 제한하는 법률은 없었다”며 “어린이를 위해로부터 보호할 권한은 있지만 미리 판단해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재량의 권한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비디오게임 업계는 “캘리포니아 주법의 규제가 포괄적이었던 것만큼 당연한 판결”이라며 환영했지만 미국 의회와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대법원이 우리의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며 비난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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