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망을 가진 사업자(MNO)로부터 망을 도매로 사들인 뒤 이윤을 붙여 되파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갈림길에 섰다.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성패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국내 제1 MNO인 SK텔레콤의 망을 빌려 MVNO가 되려는 아이즈비전의 어제 주식거래 가격이 급등한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MVNO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았다. 학생·외국인·군인·저소득층 일부에서만 MVNO 수요가 일어 시장을 크게 흔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책 당국은 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 고착하는 이동통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MVNO 제도를 도입했다. 경쟁을 촉진해 가격과 서비스 측면에서 더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골고루 제공하는 게 목표다. 그런데 왜 시장 전망이 갈피를 잡지 못할까.
정책 당국의 육성 의지와 기준이 흐릿해서다. MVNO가 MNO의 망을 도매로 살 때 소매가격보다 31~44%를 할인받을 수 있게 했으되 대량구매에 따른 추가 할인율을 정하지 못하고 미적거렸다. 대량구매할인율은 MVNO의 이동통신시장 진입 성패를 가를 핵심임에도 제대로 손대지 못했다.
MNO가 자회사를 앞세워 MVNO 시장에 진입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도 늦었다. 며칠 전 방송통신위원회가 “MVNO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MNO의 MVNO 시장 진입이) 적절하지 않아 유예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너무 망설였다. 당장 SK텔레콤이 지분 83%를 보유한 SK텔링크와 KT가 최대주주인 KTIS(지분 17.8%)의 MVNO 시장 진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사업계획 등으로 시간만 낭비할 개연성이 커졌다. 실정법에 이처럼 요청하거나 금지할 명시적 규정이 없는 것도 문제다. 하루빨리 규제 기준을 명확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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