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원의 웹3.0 비즈니스](3)생색내기가 아닌 내실을 위한 인터넷

 최근 거대 금융 기관의 시스템 정보가 삭제되는 초유의 보안 사고를 경험했다.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는 있어서는 안 되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다. 결국 악의를 가진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이 났다. 사태를 보면서 나와 주변 지인들은 많은 의견을 나누었고 우리 시대에 정보 기술을 매개로 추진되는 사업에 이런 사태를 예방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던 기억이 새롭다.

 과거 성수대교가 출근길에 붕괴되어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고 이를 반성과 쇄신의 계기로 삼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경험이 있다. 이번 사태에서는 그 원인을 단지 북한의 악의적 획책으로만 인지하고 사회 각 분야에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반성과 준비, 이에 따른 노력이 충분했는지 생각해 본다.

 눈에 보이는 성과와 내용에만 집착해 가장 중요한 고객 정보와 금융 거래 시스템을 담당하는 제반 요소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미흡했고 이를 방조하고 나태하게 만드는 사회 전반의 문제는 없는 지에 대한 면밀한 성찰이 필요할 때다.

 이번 사태는 앞으로 교훈을 삼을 만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전반적으로 정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이를 감독하는 체계 자체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위기에 대응하는 사회전반의 위기 관리 능력 또한 낙제점을 받았다.

 정보기술은 사회에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제공하고 다양한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하지만 이런 과실의 달콤함은 당연시하면서 과실을 만들 수 있는 토양을 어떻게 가꾸어야 하며 미래를 내다 보고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방치한 게 현실이다.

 나는 얼마전 정보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직원과 이야기를 하다가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직원의 이야기는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미래가 너무나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참으로 재능있고 일에 열정을 가진 직원조차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고민하는 게 우리의 현실인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기술로 보다 새로운 삶의 가치와 산업적 성장을 꿈꾸는 것이 중요한 하나의 축이다. 동시에 해당 시장을 건전하게 만들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터넷 환경 자체의 안정성과 같은 하부 체제를 견고히 하는 노력도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인터넷 환경의 실무자들이 철저한 사명 의식을 가지고 각각의 프로세스와 규정 등을 숙지해야 한다. 동시에 의사 결정을 하거나 자원을 조정하는 위치에 있는 책임자는 눈에 보이는 부분을 넘어서서 가장 기본적이며 기반이 되는 영역에 자원을 배분하고 우선 순위를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 전반에서 이런 기반적 노력에 투자와 인적 물적 지원을 확대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이중 삼중의 방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나는 최근 은행 전산 담당자로부터 새로운 사업에 대한 예산은 어느 정도 윗선을 설득해 가능할 수 있지만, 지금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설득하기 매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기 이전에 기존에 하고 있는 것들이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돌발 변수에도 적응해 운영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재차 설명할 필요가 없다. 사회에 만연해 있는 풍조는 새롭고 생색 나는 부분에만 치우쳐 있지 않은가 반성하게 된다.

 

 클라우드나인크리에이티브 대표(sowny@cloud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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