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순위 일·중 약진…한국은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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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개의 컴퓨터를 연결한 슈퍼컴퓨터 케이는 앞으로 800개까지 확장, 내년 6월 세계 최초로 1초에 1경 번의 연산 기록를 세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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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컴퓨터의 계산속도(성능) 순위에서 일본이 보유한 슈퍼컴퓨터가 7년 만에 다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중국이 보유한 컴퓨터도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 아시아 국가의 높은 슈퍼컴퓨터 수준을 보여줬다. 반면에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3대는 모두 2009년 이후 순위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요미우리신문 등 주요 외신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슈퍼컴 콘퍼런스’ 자료를 인용, ‘슈퍼컴퓨터 톱 500’ 발표를 보도했다. 슈퍼컴퓨터 톱 500은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 순위로 매년 6월과 11월에 발표된다.

 이번 톱 500에서 1위는 일본의 ‘게이(京)’가 올랐다. 후지쯔가 만든 게이는 일본 이화학연구소 슈퍼컴퓨터로 최대 성능은 8162테라플롭스다. 테라플롭스는 1초 당 1조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이 가능하다는 슈퍼컴퓨터 측정 단위다. 게이는 1초에 8162조번의 계산을 하는 셈이다.

 게이는 672개 컴퓨터를 연결한 구조다. 6만8554개의 8코어 스파크64 CPU를 장착했다. 예산은 1120억엔이 들어갔다. 게이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2012년 6월까지 800대 이상의 컴퓨터를 연결한 수준으로 확대, 세계 최초로 초당 1경번의 연산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게이라는 이름도 단위 ‘경’의 일본어 발음에서 유래됐다.

 중국 국가슈퍼컴퓨팅센터가 보유한 ‘톈허(天河)1A’가 2566테라플롭스로 2위를 기록했다. 게이와 톈허1A 성능은 3배 이상 차이난다. 3위는 미국, 4위는 중국, 5위는 일본 슈퍼컴퓨터가 뒤를 이었다. 슈퍼컴퓨터 강국 미국은 자존심을 구겼지만 6, 7, 8, 10위를 기록해 체면치레를 했다.

 일본과 중국 슈퍼컴퓨터는 상승세인 반면에 우리나라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번 발표에서 우리나라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기상청 슈퍼컴퓨터 ‘해온’과 ‘해담’은 각각 20위와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각각 19위와 20위를 기록했으나, 한 단계씩 다시 하락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타키온Ⅱ’도 지난해 24위에서 이번에는 26위로 떨어졌다.

 한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3대의 성능 합계는 세계 전체 0.6%로 공동 15위다. 1위는 미국(51.2%), 2위는 중국(12.4%), 3위는 독일(6.0%), 4위는 영국(5.4%), 5위는 일본(5.2%) 순이다.

 슈퍼컴퓨터 성능은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됐다. 2002년 NEC가 처음으로 테라플롭스 시대를 연 후 6년 만에 30배가량 급등했으며, 2008년 IBM이 페타플롭스 시대를 열었다. 내년에는 후지쯔 케이가 최초로 10페타플롭스 시대를 열 전망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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