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 에너지절약에 디자인이 결합하면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날이 잦아졌다. 올 여름 더위가 걱정이다. 7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는 벌써부터 계절상품 업계를 들뜨게 한다. 선풍기·에어컨·냉풍기 업계의 분주한 모습은 안 봐도 비지땀이다. 빙과류 업계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여름철 특수를 기대하는 업계가 있는가 하면 무더위를 경계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며 긴장하는 쪽도 있다. 전력 수급과 관련한 정부와 기관·업계다. 유난한 한파로 인해 전력 예비율이 아슬아슬했던 지난겨울의 추억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들이다. 산업경기가 살아나면서 전력사용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전기를 사용하는 겨울철 난방용품이 늘어나면서 전력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년 365일 중 하루도 소홀하지 않은 날이 없지만 이들에겐 겨울도 반갑지만은 않은 계절이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 반바지, 반소매 차림 생활이 자연스러웠다. 기온이 내려가면 얇은 옷을 껴입거나 하기 보다는 보일러 온도를 높이는 게 간편하기 때문이다. 부존자원 하나 없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이 광경은 에너지 사치라 할 수 있다. 우리보다 형편이 나은 유럽 지역만해도 겨울철에는 집안에서는 난방을 하기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외투를 걸치고 생활한다. 유럽에서 오래 근무한 고위공무원 출신의 한 기관장은 “유럽 생활을 하면서 내복 입기가 생활화된 아내가 보일러를 올리지 못하게 해 우리는 겨울마다 떨면서 지낼 정도”라며 “부모님 방은 그나마 온도를 올려주긴 하지만 일반인이 느끼기에는 춥긴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나마 최근엔 우리나라에서도 내복 입기 운동이 확산하고 일반 가정에서도 난방온도를 낮추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여름철 도시의 피서 장소로 은행이나 백화점·대형마트 등이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여름철 냉방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예전처럼 마음 놓고 피서를 즐기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전력 사용을 분산하기 위해 여름철에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가스를 활용하자는 차원에서 가스냉방을 활성화하려는 정책도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겨울철에 내복 입기 캠페인이 있었다면 여름철에는 쿨비즈 복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공기관의 경우 기온이 한 여름 수준으로 올라가는 6월부터 8월까지는 넥타이를 풀고 긴소매 셔츠대신 반소매 셔츠를 권장하고 있다. 특별한 공식 행사를 제외하곤 쿨비즈 복장이 드레스코드가 된다.

 하지만 쿨비즈 패션도 진화가 필요하다. 넥타이만 풀어도 냉방온도를 몇 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넥타이 없는 와이셔츠를 보면 촌스럽기 그지없다. 일각에선 실업자패션이라는 지적도 있다.

 기왕에 쿨비즈 복장이라면 사람들이 보기에도 세련되고 멋진 색상과 디자인을 결합해도 좋을 듯하다. 옷감도 통기성이 좋은 린넨(마) 소재를 활용한다든지 노타이로 인해 칼라 부분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디자인이나 차이나칼라를 적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또 체크패턴 셔츠로 포인트를 주면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쿨비즈 패션이 완성되지 않을까 싶다.

 주문정·그린데일리 부국장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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