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와 ARM이 손잡고 인텔을 뛰어넘을 대항마로 ‘이기종(Heterogeneous) 컴퓨팅’을 지목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오픈CL을 키우기로 했다. 이에 따라, CPU, GPU(그래픽프로세서)에서 No.2에 머물렀던 AMD와 모바일 분야에 한정된 ARM이 전체 컴퓨팅 시장을 어떻게 장악해 갈 것인지 주목된다.
AMD는 15일(현지시각) 미국 벨뷰 메이덴버 센터에서 ‘제1회 AMD퓨전 개발자 회의(AFDS)’를 개최하고 오픈CL을 통한 스마트패드, PC, 스마트폰 공통 개발환경 에코시스템 확장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진행된 기조연설은 AMD와 ARM이 각각 맡았다.
◇목적은 달라도 목표는 하나 ‘이기종 컴퓨팅’=AMD가 이기종컴퓨팅(CPU와 GPU 통합칩) 장치인 가속처리장치(APU)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일반 PC에서도 동작인식이나 3D그래픽, HD영상 등을 깨끗하게 처리해 사용자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전체 비용이나 전력소모를 줄인다는 효과도 뒤따른다. ARM의 가장 큰 목적은 에너지효율성 실현이다. 모바일에서 가장 큰 문제가 배터리 소모이기 때문이다. 이기종 컴퓨팅은 CPU가 해야 할 일과 GPU가 해야 할 일을 효율적으로 나눠 전력소모를 낮출 수 있다.
양사는 이기종 컴퓨팅을 통해 컴퓨팅 패러다임은 물론 시장의 판도도 바꿀 수 있다고 판단한다. 릭 버그만 AMD수석부사장은 “PC시장을 장악한 인텔은 x86코어 의존도가 너무 높다. 엔비디아는 GPU시장에서 앞서 있지만 ‘쿠다’라는 폐쇄적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주도권을 뺏기 위해서는 수많은 개발자의 힘, 즉 누구나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표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방형 표준, 오픈 CL 키운다=이기종컴퓨팅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병렬프로그래밍은 SW 개발자들에게 아직 생소하고 어렵다.
오픈CL이라는 프레임워크에 병렬 프로그래밍 미래를 거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픈CL은 애플, 인텔, AMD, ARM 등 많은 업체가 참여한 개방형 프레임워크다. 어떤 하드웨어든 호환될 수 있는 범용성이 강점이다. 서버부터 스마트폰까지 모든 영역의 SW를 개발할 때 오픈CL이라는 프레임워크를 사용할 수 있다. 프레임워크는 개발자가 보다 쉽게 SW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체계화해 놓은 환경을 말한다. SW 개발자들이 오픈CL 기반으로 병렬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AMD와 ARM의 전략이다.
AMD는 15일 오픈CL에 최적화된 퓨전시스템아키텍처(FSA)를 발표했다. ARM도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오픈CL 1.1 등에 최적화해 코어를 내놓고 있다.
AFDS를 찾은 젬 데이비스 ARM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ARM과 AMD가 지향하는 바는 근본적으로 같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개발자들이 보다 쉽게 개발에 뛰어들 수 있는 개방형 환경”이라고 말했다.
◇AMD 로드맵 공개=14일 출시한 A시리즈(코드명 라노)는 노트북에서도 슈퍼컴퓨팅 수준인 400기가플롭스 성능을 구현한다. AMD는 라노를 잇는 새로운 프로세서로 내년 ‘트리니티’를 출시할 예정이다. 트리니티는 라노에 비해 성능이 50% 향상된다. 이어 2020년에는 10테라플롭스까지 성능을 향상할 계획이다.
또, AMD는 CPU와 GPU를 한 실리콘에 집적한 수준에서 나아가 2014년까지 프로세싱 자원을 통합할 수 있도록 아키텍처를 진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벨뷰(미국)=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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