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설화해 독립적 규제 기구로 삼기 위한 작업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붙잡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하면서 애초 목표였던 9월 설치가 어렵다는 소식이다. 아예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솟구쳤다.
우리 국민이 3·11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에 연료봉까지 녹아내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본 터라 ‘안전한 원전 이용체계 확립’은 몹시 절박한 과제다. 후쿠시마현에 사는 여성 7명의 모유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내부피폭 우려까지 고개를 든 터라 머뭇거릴 겨를이 없다.
원전 규제와 진흥 기구가 모두 정부 부처에 속한 구조적 한계를 개선해야 하는 것은 명료하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도 “원자력 진흥 기관과 점검(규제) 기관이 동일한 정부에 속해 독립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원전 관리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어제 일본 국민 74%가 원전 폐지에 찬성했다는 아사히신문의 설문(1980명) 결과도 전해졌다. 원전 폐지를 향한 일본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스위스·독일·이탈리아 국민이 원전을 거부했다. 점점 더 빠르게 세계 시민의 마음이 원전으로부터 떠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아직 원전을 놓지 않았다. 어제 오후 전라남도 영광원전 앞바다에 그린피스(Green Peace)의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뜬 이유다. 원전 안전성 논쟁이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상륙한 셈이다.
지금이야말로 뚜렷한 원전 규제·진흥 분리를 서두를 때다. 따로 “우리 원전은 안전하다”고 목청을 돋울 필요도 없다. 독립적인 안전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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