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녜`는 해녀를 가리키는 말로 잠녀(潛女)가 변형된 제주방언이다.
그러나 우리가 언뜻 생각하는 `해녀`와는 거리가 있다. 줄 하나에 의지해 아무런 장비 없이 맨몸으로 물에 들어가는 제주도 여자들의 숱한 사연이 고스란히 녹아든 말이기 때문이다.
김흥구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2002년부터 사진에 담고자 했던 것들이 바로 이 `좀녜`다. 그는 이들의 개인사를 파고 들어간다. 그 10년 동안 이미 몇 몇 해녀들은 세상을 떠났다. 섬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일제강점기, 4.3사건 그리고 한국전쟁과 같은 격동의 시대를 겪은 고령의 `좀녜`들에게서 그는 단지 주름만이 아닌 그 사이에 보이는 일생의 끝자락을 기록 하고자 했다.
이 사진작업은 2003 제1회 GEO-OLYMPUS PHOTOGRAPHY AWARDS의 대상작으로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꾸준한 촬영을 거쳐 이번에 <좀녜- 사라져가는 해녀, 그 10년의 기록>전으로 처음 공개되며 곧 책으로도 출간된다.
전시는 이달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류가헌에서 열린다.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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