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HP를 젖히고 반도체 시장의 최고 귀하신 극VIP로 올라섰다.
8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인 IHS의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2010년 가장 많은 칩(반도체)를 구매한 업체로 애플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전통적 1위였던 HP는 2위로 물러났다.
아이서플라이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성공에 힘입어 최대 칩 소비업체로 등극했다며 2010년 애플이 사들인 칩은 175억달러(한화 약 18조9262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칩 구매 금액 대비 무려 8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애플은 2009년 97억달러의 칩을 사들였고 3위였다.
2위인 HP는 2010년 152억달러어치의 칩을 구매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139억달러), 델(110억달러), 노키아(83억달러) 순으로 조사됐다.
HP가 2위로 내려앉은 것에는 애플 자체의 성장 뿐 아니라 전반적인 모바일 기기의 보급 확산에도 기인한다. 애플과 HP의 반도체 주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포브스와 포춘 등 주요 외신들은 “2009년 대비 2010년 스마트폰 선적대수는 62%, 아이패드가 견인한 태블릿PC는 900% 성장한 반면, PC는 14.2%의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애플의 반도체 소비는 모바일 기기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HP는 데스크톱, 서버 등에 주로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6일 개최된 애플 전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에서 2010년 한 해 동안 2억대의 iOS 기반 모바일기기들을 판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서플라이는 애플이 반도체 업계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HP와 애플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2011년 애플이 구매할 반도체는 무려 214억달러(한화 약 23조144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HP가 올해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물량보다 75억달러 이상 많은 금액이다. 아이서플라이는 2011년 HP는 반도체 구매에 148억달러, 삼성전자는 143억달러를 지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모바일기기의 성장에 힘입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데 반해 HP만이 2010년 152억달러에서 올해 148억달러로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 흥미롭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기사원문
http://www.forbes.com/feeds/ap/2011/06/08/technology-technology-hardware-amp-equipment-us-tec-apple-chips_8506603.html
http://news.cnet.com/8301-13506_3-20070031-17/apple-now-worlds-largest-semiconductor-buyer/
http://www.pcmag.com/article2/0,2817,2386584,00.asp
http://www.channelregister.co.uk/2011/06/08/apple_worlds_largest_semiconductor_buyer/
http://tech.fortune.cnn.com/2011/06/08/how-apple-became-the-no-1-consumer-of-memory-ch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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