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람 대대적 특허공세, 국내 LED 업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업계에 또 다시 특허 분쟁이 발발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LED 업체를 상대로 잇단 특허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한 듯한 양상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충분히 준비해온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7일 독일 지멘스는 삼성그룹과 LG그룹을 상대로 독일과 미국 법원에 LED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멘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가 보유한 LED 특허를 삼성그룹과 LG그룹이 무단으로 사용했으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멘스의 특허제소 대상에는 LED 경쟁사인 삼성LED, LG이노텍뿐만 아니라 수요처인 삼성전자, LG전자까지 포함돼 있다. 게다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ED TV 등 LED를 사용한 완제품 일체의 수입 금지를 요청했으며, LG를 상대로는 중국과 일본 법원에 추가적인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멘스는 세계 2위 조명 업체인 오스람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일각에선 지멘스가 오는 9월 오스람의 기업공개(IPO)에 앞서 몸값을 띄우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단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삼성LED와 LG이노텍이 매출에서 각각 2, 4위로 급부상하면서 2위 자리에서 3위로 밀린 오스람이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삼성LED의 모회사인 삼성전기는 오스람으로부터 LED형광체를 수입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나 최근에는 타사의 질화물계 형광체로 바꾸면서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 소송 대상이 국내 기업들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업계에서는 제 2의 특허 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스람에 앞서 세계 1위 조명 업체인 필립스는 지난 3월 서울반도체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필립스는 서울반도체로부터 LED를 공급 받고 있음에도 지난 3월 4일 “서울반도체가 필립스루미레즈의 LED 제조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에 소송을 접수했다. 서울반도체는 맞소송을 제기하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2~3년 전 국내 기업들을 괴롭혔던 니치아, 도요타고세이 수준의 특허 분쟁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서울반도체와 삼성전기는 각각 니치아와 도요타고세이와 수년 간 특허 분쟁을 벌인 끝에 크로스라이선스를 맺고 마무리 지었지만 상당한 금액을 소송비용으로 감당해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조명 시장 1, 2위 업체인 필립스와 오스람이 공세로 전환했다는 데 주목된다”며 “국내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견제가 심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과 LG는 이번 오스람 특허 소송과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한 뒤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비해온 만큼 “문제될 것 없다”는 분위기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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