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금융지주 vs 증권사 저축은행 인수 전략 저축은행 매각 입찰에 주요 금융지주사와 증권사가 대거 몰리면서 한치 양보 없는 인수경쟁을 펼치게 됐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상당폭 오를 전망이다. 종합금융업 시스템을 갖추려는 증권사 진영도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금융지주사 ‘다중 포석’=은행·증권사는 물론이고 캐피털까지 보유한 금융지주사 입장에선 저축은행 인수가 사활을 걸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지역에 깊이 뿌리내린 금융자산과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특화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축은행은 매력적이다. 또 금융지주간 시장 주도권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에서 상징적으로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일조했다는 이미지도 부수적인 효과다.
정부 금융정책 방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주 입장에선 이번 저축은행 인수가 당장에 큰 이익은 안 되더라도 시장 개선에 함께 힘을 모아준다는 입장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요 지주사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안다”며 “일단은 지주사들이 평가 경쟁에서 밀린다거나 하는 것은 자존심과 직결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사 “시너지는 우리가 더 크다”=증권사들은 이번 인수전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각각의 장점이 엮여 상호 윈윈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전국에 영업망을 확보한 증권과 지역에 기반을 둔 저축은행의 상품 교차판매 등 연계 비즈니스 발굴에 시너지가 날 것”으로 자신했다. 자기자본도 1조7000억원으로 충분하고 증권사 특성상 풍부한 유동성을 갖춘 것도 은행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내부 평가다.
온라인 증권 비즈니스에 의존도가 큰 키움증권은 그간 업무다각화를 위해 장내 파생, 장외 파생, 투자금융(IB), 채권 영업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키움증권의 저축은행 인수의향서 제출은 자산관리시장 진출에 시너지를 기대한 행보로 풀이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자체로도 결코 수익성이 낮은 비즈니스가 아니다”며 “주식담보대출 등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중앙부산+부산2+도민’ 패키지 인수에 나선 배경에 대해선 중앙부산은행의 본사가 서울에 위치해 수도권 고객을 기반으로 한 키움증권의 요구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진호·이경민기자 jholee@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