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 두드릴 만큼 두드렸다. 이제 공세 전환이다.”
삼성그룹의 태양광사업이 삼성SDI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1세대 결정형 태양전지 분야는 생산량 확대에 집중해 중국 업체와 경쟁하고, 차세대 박막 및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분야는 한발 앞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7일 단행한 삼성전자 태양광사업의 삼성SDI 이관은 태양전지사업 일원화하고, 관련 산업을 에너지저장장치와의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해 온 1세대 결정형 태양전지와 2세대 박막형 태양전지(CIGS·아모퍼스실리콘)를 모두 삼성SDI로 일원화한 것은 글로벌 태양광시장 점령을 위한 삼성의 공세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삼성SDI는 개발 중인 3세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아우르며, 종합적인 태양광 산업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게 됐다.
태양광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장치(2차전지 등)를 생산하는 삼성SDI가 태양전지까지 생산한다는 것은 다가올 스마트그리드 시대에 필요한 ‘태양광발전설비+에너지저장장치’라는 패키지 제품을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SDI는 대용량 전력저장장치와 태양전지를 연계해 발전·전력저장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에너지 관련 사업을 일원화해 경영 효율을 제고하고, 2차전지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태양전지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태양전지사업을 인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앞으로 2차전지 등 기존 에너지 사업 외에 그룹 신수종 사업인 태양전지 사업을 본격 육성해 ‘종합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5년까지 결정형 태양전지 사업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해 2015년 판매량 3GW, 매출 3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태양광시장의 주류인 1세대 결정형 태양전지 분야에 집중 투자해 3GW까지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 주저해오던 중국의 선텍·JA솔라 등과 규모 경쟁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결정형 외에 2세대 박막형과 3세대 염료감응형 제품도 별도로 만들 예정이다.
삼성이 계획대로라면 2015년에 세계 태양전지시장의 8% 이상을 점유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경쟁사인 LG와 한화를 능가하는 생산능력을 보유, 국내 최대 태양전지 생산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그룹 태양광사업 중 폴리실리콘 부문은 삼성정밀화학이, 잉곳·웨이퍼 부문은 삼성코닝정밀소재가 담당한다. 태양전지·모듈은 삼성SDI가, 발전소 시공과 발전소 운영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각각 맡게 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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