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연과 IT가 어우러진 `첨단 국립공원`] <5 · 끝> 열린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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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국립공원에 탐방객이 휠체어를 타고 탐방로를 걷는 모습.

 2020년,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휠체어 신세가 되면서 그 좋아하던 등산을 못하게 된 박상구(가명·43세)씨는 오늘도 북한산 국립공원 탐방안내소를 찾아간다.

 국립공원을 가상체험 할 수 있는 ‘아바타 국립공원체험’ 서비스를 이 곳 북한산 입구에 자리 잡은 탐방안내소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원하는 등산코스를 선택하고, 제공받은 가상체험 슈트와 모션스틱을 잡고 ‘버추얼 돔(Virtual Dome)’으로 들어선다. 360도 화면으로 내가 선택한 국립공원의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지고 자연의 소리와 냄새, 산들바람이 느껴진다.

 팔을 이용해 모션스틱으로 등산하듯이 힘을 주어 눌러본다. 탐방코스의 경사에 따라 특정강도의 힘을 줘 스틱을 눌러줘야 이동을 하기 때문에 운동효과도 만점이고, 바닥은 지형에 맞게 변형돼 실감을 배가시켜 준다.

 가상 국립공원의 세계에 빠져든지 2시간, 드디어 원하던 정상 백운대에 도착했다. 사고 전에 수십 번 올랐던 백운대에 가상현실이지만 다시 오를 수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

 10여년 전 영화에서 보았던 ‘아바타’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로 이렇게 제공되다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

 10년 후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던 ‘아바타 국립공원체험’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정책의 결정판이다.

 현재는 그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공원 내 사회적 약자 대상 편의시설, 탐방서비스, 채용 등 전사적 공원정책 발굴을 위한 전담 위원회(TF)를 지난 4월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그간 장애인 관련 법률에 근거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하는 소극적인 정책반영에서 벗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부의 정책 확대 추세에 맞춰 사회적 약자를 대우하는 공원정책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해 3800만명이 찾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연유산 국립공원에도 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비하고 사회적 약자 보호 및 국민복지시설 확충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현재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회적 약자 전용 탐방인프라 조성. 둘레길·해변길 구간 중 사회적 약자 전용 구간을 조성하고 여름성수기에는 전용 해변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공원시설 편의성 향상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탐방로·화장실·주차장·야영장 등 공원시설에 대해 가능한 한 최대로 나이와 신체크기나 능력, 장애수준에 관계없이 고령자·장애인·임산부·어린이와 같은 모든 사람들이 이용 가능한 ‘유니버셜 디자인’ 도입 등 편의성 향상을 통해 탐방객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공원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누구나 편하게 즐겨 찾을 수 있는 ‘열린 국립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특히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웹 접근성과 웹 표준을 준수한 홈페이지 구축과 운영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인터넷서비스환경을 최적화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 서비스를 진화시켜 앞서 언급한 ‘아바타 국립공원체험’까지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바우처 프로그램에 참가한 도남사회복지관 이화영 씨는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들 자연 체험활동이 부족했는데 바우처 프로그램을 통해 전액 지원해줘 아이들에게 너무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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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국립공원에 탐방객이 휠체어를 타고 탐방로를 걷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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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길에서 탐방객이 유모차를 끌고 탐방로를 걷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