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IT가 어우러진 `첨단 국립공원`]<4>내 손안의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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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앱의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사용한 모습.

 북한산 국립공원의 둘레길이 내 손안으로 들어왔다. 북한산 둘레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다. 스마트폰에 이 북한산 둘레길 앱만 다운 받으면 둘레길의 내비게이션과 가이드 역할뿐 아니라 명승지에 담긴 스토리텔링까지 술술 흘러나온다는데. 국립공원과 IT의 융합이 어떻게 실현되는지에 대한 막연한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북한산 둘레길 앱을 켜고 방문했다.

 무작정 찾아간 곳은 북한산 둘레길 중 수유동쪽에서 진입할 수 있는 ‘순례길’.

 입구에 들어서자 켜놓았던 둘레길 앱에서 신호음이 들려왔다. 이어 흘러나오는 이야기.

 “순례길은 ‘독립 유공자들의 애국심을 기리다’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인데요, 이곳에는 독립유공자 11명의 묘소와 조국 광복을 위해 꽃다운 나이를 바친….”

 우리나라 관광안내 등 디지털스토리텔링 경험이 풍부한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개발해 이야기 내용 등 전문성을 높였다더니 과연 이야기의 깊이가 느껴진다.

 북한산 둘레길 앱은 둘레길에서 자신이 있는 현 위치와 노선 갈림길 및 역사·문화·생태 정보를 다양하게 들려준다. 앱 이름은 북한산 둘레길이지만 둘레길 노선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둘레길과 관계가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영상과 음성으로 알려준다.

 둘레길 앱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메뉴에서 자신이 위치하고 있는 둘레길 구간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원하는 구간을 누르면 구간 약도와 함께 다양한 스토리텔링 사진 아이콘을 보여준다. 구간안내와 코스에 있는 전체 해설을 볼 수 있다. 증강현실(AR)을 선택하면 실제 현장 화면에 스토리텔링 위치가 보인다. 가장 편리한 기능 중의 하나는 약도 위에 자신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는 것이다.

 북한산 둘레길 앱을 실행하고 둘레길을 걷다보면 갈림길이나 스토리텔링 소재가 있는 위치에서 알람소리와 함께 팝업메뉴가 뜨게 된다. 보기를 선택하면 바로 들을 수 있다.

 이렇게 손쉽게 별도 안내자 없이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현 위치와 주변의 생태, 역사·문화 등 다양한 탐방안내를 받을 수 있다니 “세상 참 편해졌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송동주 국립공원관리공단 녹색탐방부장은 “기존의 정상 정복형 탐방문화에서 생태해설, 체험위주의 저지대 탐방문화로 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일대일 탐방안내가 가능한 디지털스토리텔링 앱 서비스가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둘레길, 자연관찰로 등의 생태탐방로를 중심으로 앱 개발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번 북한산 둘레길 5개 구간(우이령길·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름길·솔샘길 구간)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북한산 둘레길 나머지 8구간과, 올해 개통되는 북한산 도봉지역을 포함한 태안해안 해변길에 대해서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을 들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순례길 끝자락에 있는 국립 4·19 민주 묘지에 도착했다.

 묘지를 보며 “중앙에 우뚝 솟은 탑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냐”고 일행에게 묻는 한 탐방객에게 둘레길 앱에서 흘러나오는 “4·19정신을 담은 기념탑”이라는 스토리텔링을 들려주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탑을 유심히 살펴본다.

 4·19혁명과 자유·민주·정의라는 단어가 생소할 우리 아이가 이 이야기를 이해할 정도로 자라면 함께 북한산 둘레길 앱을 켜고 ‘순례길’을 다시 한 번 돌아야겠다고 생각하며 탐방을 마쳤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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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앱을 사용하며 걷고 있는 한 탐방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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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앱을 통해 국립 4 · 19 민주 묘지에 담긴 스토리텔링을 듣고 있는 한 탐방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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