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 등 주요 협력사를 대상으로 전담 요원 배치, 독립사무실 등 단독 지원 체계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사를 통해 자사 기술이 경쟁사로 유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1위 장비기업인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코리아(AMK)를 통한 기술유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후속대책으로 이 같이 강하게 요청 중이다. 일부 협력업체들은 독자 사무실 마련이나 전담 요원을 확대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반도체 장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반도체 장비 업체를 대상으로 자사만을 위한 단독 지원체계 구축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협력업체들이 하이닉스 등 경쟁 업체에 동시 기술 지원하는 과정에서 자사 기술이 유출되는 것으로 판단, 조직 분리 등을 희망해왔다”며 “지난해 AMK와 기술유출 문제가 발생하자 전·후공정 장비 업체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협력사에게 단독 지원을 구체적으로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장비업체들은 지난 1분기부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동시에 지원하던 서포트팀을 최근 삼성전자팀과 하이닉스팀으로 이원화했다. 특히, 일부 외국계 장비업체는 지원팀 간 업무 정보 공유를 막기 위해 분야별 전용서버를 구분하고 방화벽을 설치하는 등 내부 보안을 강화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사건의 당사자인 AMK는 최근 기술지원 조직을 삼성전자가 위치한 경기도 기흥과 하이닉스의 본거지인 이천으로 분리하고 각 인력간의 교류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후공정 장비업체 관계자는 “이전부터 별도로 지원팀을 분리했던 협력업체 중에는 지난달에 지원 사무실도 나누고 각 팀별 인력도 보강하는 등 삼성 측의 요구에 적극 대응한 곳도 있다”며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건으로 더욱 민감해진 반면 하이닉스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는 “고객사를 분리 지원할 경우, 인력 확충 등 운용비용이 늘어나 상당한 부담이 되지만 삼성전자가 가장 큰 고객사인 만큼 일부 협력업체들은 비용부담을 감수하며 단독 지원에 나섰다”며 “반면, 아직까지 삼성과 거래 관계가 많지 않은 일부 기업들은 이번 기회에 관계를 가깝게 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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