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시장 판도를 보면 많이 파는 것과 돈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시장조사업체 아심코가 지난 1분기 8개 휴대폰 업체 실적을 조사한 결과 판매량 점유율이 5%에 불과한 애플이 매출 점유율은 20%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55%다. 노키아는 가장 많이 팔아놓고도 매출 1위를 애플에 내줬다.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나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폰 사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였다.
부동의 세계 1위였던 노키아의 굴욕은 휴대폰업체들이 더 이상 피처폰에 집착해선 수익 악화는 물론 생존까지 위협 받는다는 경고를 보낸다.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가 힘을 합쳐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노키아가 불과 1~2년 사이 매각 소문이 날 정도로 추락할 것을 뭐로 설명해야 할까.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다. 하지만 더 큰 요인이 있다. 피처폰이라는 기득권을 놓으려 하지 않은 집착이다. 노키아뿐만 아니라 피처폰에 여전히 집착한 휴대폰 업체들은 예외 없이 실적이 부진하거나 심지어 적자를 냈다. 마치 병에 든 구슬을 움켜쥔 주먹을 펴지 않아 꺼내지 못한 원숭이를 떠올리게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휴대폰업체들은 늦게 스마트폰에 대응했음에도 불구, 상당한 수준까지 따라갔다. 지금까지의 노력으론 아직 부족하다. 몇 년 안으로 피처폰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각오로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 개발과 판매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노키아는 원천 특허니, 심비안 OS니 매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산이라도 있다. 우리 업체들은 높은 품질과 빠른 생산 속도 외에 어떤 자산이 있는가. 아무리 출시를 서둘렀다 해도 나온 지 얼마 안 돼 버그 문제에 매달려야 하는 스마트폰을 갖고선 애플과의 그 거리를 되레 더 벌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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