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잡 드롭핑' 확산, 승진도 거절하는 시대…'번아웃 증후군' 관리해야

최근 미국 직장인 사이에서 파격적인 연봉 인상이 보장된 이직 제안이나 사내 승진을 의도적으로 거절하는 '잡 드롭핑'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직장(Job)에서의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내려놓는다(Dropping)는 의미로, 승진이나 고연봉보다 정신 건강과 '워라밸'을 우선시하는 현상을 뜻한다.

미국의 한 매체가 직장인 1028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직장인의 80%가 '회사 때문에 정신 건강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70%는 '정신 건강 관련 복지가 없다면 더 높은 연봉의 일자리도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2030세대 직장인 사이에서는 임원이나 팀장 승진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임포족', '승포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일찍 승진해 봤자 경쟁만 치열해지고 퇴직 시기만 빨라지니, 차라리 '가늘고 길게' 일하며 삶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한 설문조사에선 직장에서 리더 역할을 맡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다'는 응답(47.3%)이 '불안하다(22.1%)'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일각에선 현대 직장인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수직적 상승에서 '삶의 지속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분석한다. 앞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언급됐듯 업무 스트레스와 과도한 책임감으로 인한 건강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자리하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로 성과 경쟁이 치열한 조직문화 속에서 많은 직장인이 신체적·정신적 피로가 누적되며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하고 있다. 한 취업사이트가 직장인 3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번아웃'을 경험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다.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좌절감, 공포감이 느껴지고 우울증과 불면증, 공황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만성적으로 악화되면 두통과 요통, 관절통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이 증상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국제질병분류(ICD-11)에 번아웃을 '성공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정의했다.

한의학적으로 번아웃 증후군은 '허로(虛勞)'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허로는 기(氣)와 혈(血)이 부족해 몸과 마음이 함께 쇠약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정신이 어두워지고 허리와 등, 가슴, 옆구리 근육과 뼈가 당기며 식은땀이 자주 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한의학에서는 몸에 누적된 피로를 풀고 면역력을 높여 체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진행한다. 먼저 산삼 약침을 비롯한 약침 치료로 활력을 증진시키고, 침 치료로 경직된 근육을 이완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육공단과 같이 원기를 보해주는 한약을 함께 복용하면 피로 개선과 면역력 증진에 효능을 볼 수 있다.

특히 육공단이 면역 기능을 높여 신체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자생한방병원이 국제학술지 '헬리온'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육공단은 면역세포 사멸을 억제하고 면역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면역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BCL-2단백질 발현 강도가 2배 이상 증가했고 염증 수치와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인터루킨-10(IL-10)은 약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연구진은 육공단이 면역 기능을 높여 저하된 신체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번아웃 증후군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다.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신체와 정신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최근 직장인이 높은 자리보다 건강한 삶을 선택하는 이유도 결국 지속 가능한 행복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무시한 채 버티는 것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피로와 무기력감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의료진 진료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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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장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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