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의 IPTV 채널 수급 방해를 담합으로 판정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함에 따라 IPTV사업자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프로그램공급업체(PP) 측면에서도 공급 가능한 매체가 확대돼 사업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유료방송시장의 해묵은 논란을 접고 공정한 콘텐츠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다만, 일부 MSO가 담함 판정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고, 일부 IPTV사업자는 반대로 그간의 사업방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어서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IPTV업계는 공정한 경쟁 기반이 마련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IPTV업계 관계자는 “그간 MSO는 경쟁이나 혁신은 외면한 채 경쟁사 흠집 내기에만 연연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환골탈태하여 선의의 경쟁과 혁신에 앞장서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위 IPTV사업자인 KT는 손해배상청구소성을 검토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MSO의 담합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IPTV사업자로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공정위에서 담합행위로 판정한 이상 승소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ITPV 진영은 공정경쟁 기반 마련으로 채널 수급여건이 개선되면서 올 연말로 예상되는 가입자 500만명 돌파시기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IPTV사업자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일부 PP는 ‘외주제작물이다’ ‘비용이 적합하지 않다’ 등의 불명확한 이유로 채널 공급을 꺼리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사업 외적인 이유로 콘텐츠 계약을 피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에 MSO업계는 공정위 판정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다매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인 ‘콘텐츠’를 차별화하려는 노력을 담합행위로 몰았고, 처분조치 또한 지나치다는 것이다.
MSO 관계자는 “모든 방송이 같은 콘텐츠를 내보낸다면 방송산업 발전과 시청자 선택권 측면에서도 도움될 게 없다”며 “공정위가 다매체 경쟁시대의 특성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일부 MSO는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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