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장경쟁을 통한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지원하는 별정4호(이동통신재판매) 사업자 수가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의 사업 활성화를 위한 양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다.
1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별정4호 사업자 수는 지난주 SK텔링크와 에버그린모바일이 자격을 취득하면서 11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1호사업자로 등록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별정4호 사업자는 지난해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MVNO에 관한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과 망 임차협상을 벌일 수 있고, 정부가 제시한 도매대가 가이드라인 내에서 MVNO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별정4호로 등록한 업체는 몬티스타텔레콤,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에스로밍, 온세텔레콤, 인스프리트, 케이티스, 한국정보통신, 한국케이블텔레콤(KCT), KDC, SK텔링크 11개사다.
이밖에 국제전화 선불카드업체 아이즈비전이 지난주 별정4호 등록 신청서를 제출,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뉴스의눈>
지난해 신설된 별정4호 사업자 수가 10개를 넘어섰다는 것은 하반기 MVNO 시장 활성화를 위한 양적인 기반과 사업자의 다양성이 예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선 중심에서 무선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온세텔레콤·KCT, 이동통신사업자(MNO)의 자회사로서 사업을 준비하는 케이티스·SK텔링크, 선불카드·재판매사업을 해왔던 몬티스타텔레콤·에넥스텔레콤·에버그린모바일, 통신서비스 시장에 첫 발을 내딛으려는 인스프리트 등 기업 규모와 사업형태 면에서 다양한 기업이 합류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상용화 일정을 확정지은 곳이 적은데다 도매대가 추가 할인, 해외 로밍, 망 접속 및 고객관리시스템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MVNO 시장 연착륙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기존 KT와 재판매사업을 벌이던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과 데이터 전용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정보통신 등을 제외한 신규 MVNO 사업자들은 대부분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KCT가 7월 상용화 계획을 밝혔지만 기존 통신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후불서비스는 10월께나 이뤄질 예정이다.
MNO와 MVNO 간에 풀어야할 현안도 적지 않다. MVNO는 지난해 말 고시된 도매대가할인율이 다량구매할인을 더해 20%P 가량 더 낮아져야 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해외 로밍도 문제다. MNO가 MVNO 가입자들의 해외 로밍서비스에 별도 지원을 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MVNO가 개별적으로 해외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MVNO 관계자는 “MVNO 가입자가 실제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해외 로밍이 안 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가입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현재 해외 사업자들을 통한 로밍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부터 MVNO 활성화를 위한 전담반을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한 서비스 지원계획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시적인 정책을 넘어 사후 지원에 이르는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MNO가 지속적으로 MVNO 활성화를 위해 관심을 쏟아주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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