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입자가 크게 늘었지만 가입자당 매출은 여전히 내리막길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ARPU가 높은 스마트폰 가입자가 1000만명으로 늘었지만 음성통화 수익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서비스 사업자에게는 ‘스마트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정부 차원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LTE 등 차세대 서비스를 위한 망 투자도 늘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각 사별로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이통 3사의 1분기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3사 모두 1분기 ARPU가 작년과 전 분기 대비 뒷걸음질쳤다.
1위 사업자 SK텔레콤의 1분기 ARPU(이하 가입비·접속 수익 제외 기준)는 3만331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8%,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2.9% 줄었다. KT 1분기 ARPU는 3만247원으로 작년과 전 분기 대비 모두 3.3%씩 감소했다.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LG유플러스의 1분기 ARPU는 2만4948원으로 작년 대비 6.8%, 전 분기 대비 4.3%씩 크게 줄었다.
4만5000원 이상 정액제 가입자가 주를 이루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1년 사이 급속도로 늘어났지만 ARPU는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확산으로 고 ARPU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보다 음성통화 수익 감소폭이 큰데다 각종 할인상품으로 인해 데이터 수익 상승폭이 다른 감소폭을 상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T 1분기 음성통화 ARPU는 2만424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33원(9%) 줄었지만 무선데이터 ARPU는 9823원으로 999원(1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무선데이터 ARPU 상승률이 조금 높지만 ARPU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30% 수준에 불과해 생각만큼의 견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SK텔레콤에 이어 지난해 말 KT와 LG유플러스도 초당과금제 시행에 동참하면서 매출이 깎여 나간 것도 업계 ARPU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에 육박할 경우 ARPU가 안정세를 되찾겠지만 하반기 반영할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정책으로 인해 큰 폭 상승세를 시현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통신 업계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발굴, 마케팅 비용 절감, 스마트폰 서비스 확대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반대로 통신요금인하 등 매출 감소 변수가 나타나면서 ARPU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업계가 자율적인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개선해 망 고도화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준 기자, 이호준 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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