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온라인 사기 계좌 도용 최다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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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더 치트(thechea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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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극심한 전산망 장애 사태를 겪은 농협이, 온라인 직거래 사기 계좌로도 가장 빈번하게 도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을 협동조직’이라는 명분만으로도 신뢰도가 높아 비교적 쉽게 피해자들을 현혹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온라인 거래 사기 정보공유 사이트 ‘더 치트(thecheat.co.kr)’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이후 농협 계좌가 온라인 사기에 도용된 사례는 1만 7750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가 시작된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최다 도용 계좌로 기록됐다. 2·3위로는 국민은행 1만641건, 우리은행 5744건이 뒤를 이어 농협과는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농협은 자산총액이나 고객 수가 오히려 많은 시중은행들보다 더 자주 도용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농협은 올해 들어서만도 2219건이 도용돼 6년 연속 최다 도용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전망이다.

 사기 피의자들은 공기업이라는 이미지와 타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이용, 쉽게 피해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 피의자는 김 모씨 명의 농협계좌(1070XXXXXXX)를 도용,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총 10건의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피해자 중 한명인 최 모씨는 “사고 싶던 중고 MP3플레이어를 워낙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놓기도 했지만 농협 계좌라니 왠지 더 믿음이 갔다”며 “돈을 입금하고 나서야 사기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전화 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서도 농협 직원을 사칭한 피해사례가 적지 않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 지점수만 5000개로 읍·면 단위까지 퍼져 있다”며 “고객 접근성이 높다보니 사기거래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온라인 직거래 사기에 사용되는 대포통장이 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농협을 비롯한 모든 시중은행의 대포통장은 온라인에서 40만~80만원이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신원이나 구입목적 확인 절차는 전혀 없다. 대포통장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D상사 사장은 “어느 은행이든 지금 주문하면 다음 주 중에 받아볼 수 있다”며 “최근에는 비밀번호 생성시스템(OTP)을 결합한 법인계좌가 안전해 찾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한편, 온라인 직거래 사기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이트는 네이버카페로 총 3만280건이 등록됐다. 다음으로 다음카페(3952건)·다나와(2952건)가 뒤를 이었다.

 안석현·박창규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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