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아이폰’ 효과가 SK텔레콤으로 이동했다. 4월 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은 아이폰을 앞세워 KT의 가입자를 빼앗아오면서 상대적 우위를 기록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번호이동자 수가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SK텔레콤은 3월 ‘아이폰4’ 출시에 힘입어 2개월 연속 KT와의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전에서 우세를 보였다.
◇번호이동 감소세=이동통신 3사의 4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는 총 69만5448건으로 전월 대비 1% 줄어들었다. 지난 1월부터 4개월째 감소세다.
정부 주도로 통신비 인하 작업이 진행 중인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출고가조작 조사 등이 진행되면서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공세가 수그러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타사에서 SK텔레콤으로 옮긴 가입자 수는 28만1453명으로 3월에 비해 0.4% 줄었고,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17만1809명으로 전월보다 4.9% 감소했다.
KT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24만2186명에 달했다.
◇사업자별 희비 교차=전체 번호이동 가입자가 줄어든 가운데 이통사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사업자 간 번호이동 수치를 비교한 결과 KT는 SK텔레콤에 3334명, LG유플러스에 6501명의 가입자를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KT가 두 회사로부터 유치한 가입자와 KT에서 상대 회사로 이동한 가입자를 차감한 수치다.
이는 SK텔레콤이 3월 중순 아이폰4를 출시하면서 KT가 독점했던 애플 효과를 나눠가져가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번호이동시장에서는 KT에 1만2000여 가입자를 넘겨줬으나 3월 3500여명에 이어 4월에도 KT와의 번호이동경쟁에서 순증을 이어갔다.
LG유플러스도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네오’를 긴급 수혈하는 등 단말 경쟁력을 강화한 덕에 KT를 상대로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간에는 SK텔레콤이 소폭이지만 951명 가입자 순증을 이끌어냈다.
◇5월은 ‘격동의 달’=지난 수개월간 번호이동이 진정세를 보였지만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 5월 중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안이 윤곽을 드러내면 이어서 각 통신사별 통신요금 정책이 발표되고, 자연스레 이를 기다려왔던 가입자의 이동도 시작될 것으로 점쳐진다.
6월 말로 예정된 KT의 2G 서비스 종료도 변수다. KT가 기존 2G 가입자를 3G 서비스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한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타깃 마케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4월까지는 강력한 신규 상품 출시가 없었고 이통사업자도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번호이동이 감소했다”고 풀이하고 “5월 이후 주요 단말 업체의 전략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번호이동도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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