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완의 퓨처인터넷](7)인터넷 상거래도 이제 글로벌이다

 우리는 구글 같은 검색사이트를 이용하고 때로는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에서 태동한 인터넷 서비스는 자국에서 성공을 넘어 해외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해당 국가 언어로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하기 마련이다. 모든 서비스가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건만 세계를 아우르는 인터넷 상거래 사이트는 왜 등장하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특정국가에서 제공하는 사이트가 아닌 해외 기반의 상거래 사이트에서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 주문하고 원하는 곳으로 배송 받을 수는 없는가.

  일부는 아마존닷컴에서 도서를 구입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인가. 해외 원서를 구입해야 하는 특별한 필요성이 있을 경우 물류비용과 배송기간에 관계없이 구매를 하겠지만, 일반적인 상품의 경우 해외 사이트에서 선뜻 물건을 구매하지는 않는다. 몇 해 전부터 해외구매 대행서비스란 이름으로 해외 상품을 수입 대행하는 사이트가 있었지만 상품정보가 부족하고, 반품이나 환불의 절차가 복잡하며 배송기간이 15일 내외로 소요되는 등의 이유로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러한 구매대행을 넘어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고 3~4일의 짧은 시간 내에 배송받을 수 있는 글로벌 상거래가 성립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가.

 첫째, 언어 장벽의 해소다. 오픈마켓에서 해외에 상품을 판매하려면 한국어로 된 상품 정보를 각 언어로 모두 번역을 해야 하는데 수백만 개나 되는 상품을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까. 영세 판매자에게 얼마 되지 않는 매출을 위해 영어, 일어, 불어로 상품정보를 올리라고 하면 대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상품정보 설명을 영상 중심으로 만들고, 그 영상에 각 나라의 자발적 참여자들이 자막으로 설명을 넣을 수 있다면 해결할 수 있다. 누군가 번역한 한글자막이 첨부된 미국 드라마나 일본 애니메이션을 시청한 경험을 떠올려 보라. 개방과 참여의 웹 2.0 정신은 이제 상품 정보 영상을 위한 자막으로까지 확대되어 글로벌 상거래의 기반이 될 것이고, 그 자발적 참여자들에게 판매수익이 배분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듯싶다.

 둘째, 물류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미국의 어느 화장품 사이트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어 구매하려고 하니 상품가격은 50달러인데 배송비는 70달러를 지불하라고 한다. 누가 이런 화장품을 사겠는가. 누구나 알다시피 물류비용은 적정규모 이상의 물량이 형성돼야만 낮출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 커머스 핵심은 대량구매에 의한 가격파괴다. 글로벌 상거래 측면에서 볼 때 소셜 커머스는 물류비용 절감을 위한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하다.

 셋째, 글로벌 배송이 가능한 물류 인프라 구축이다. 이 부분은 지난 10년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인터넷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일정 수준의 인프라가 구축됐고, 물류 인프라가 상호 연계되면서 국가 간 배송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미 인터넷 우체국의 해외배송 서비스를 통해 한국의 특산물을 해외 지인에게 배송해본 이도 있을 것이다. 넷째, 국가별로 상이한 상품거래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각 나라마다 관세, 수입금지 품목 등의 규제로 인해 모든 품목이 자유롭게 거래되는 완전시장 개념의 글로벌 인터넷 상거래는 성립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식품과 같이 검역 문제가 있는 상품 등은 대부분 수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인터넷 상거래의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IT기술을 통해 각 국가별 상품거래 기준 정보를 고객에게 손쉽게 전달할 수 있고, 글로벌 인터넷 상거래가 가능한 상품군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사람들은 해외에서 판매중인 상품의 영상 정보와 자막을 통해 국내에서 구매하듯이 쉽게 주문하고 배송 받는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앞으로 글로벌 상거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을 능가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글로벌 상거래 시장은 기존의 광고나 콘텐츠 보다 수십 배, 수백 배나 더 큰 시장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종합상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글로벌 상거래를 실현하는 사이버 종합상사가 탄생하여 글로벌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전제완 유아짱 대표(ceo@uajj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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