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기획]태양광 코리아, 준비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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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산업 밸류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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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태양광 시장 진군나팔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현대중공업·한화·삼성·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태양광 밸류체인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2013년이면 세계 태양광산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폴리실리콘 생산을 우리 기업들이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한 시장점유율 확대와 폴리실리콘 주도권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겠다는 것이다. 유럽보다 출발은 늦었고 중국보다 투자 여력이 부족하지만, 우리나라의 태양광산업 전망이 밝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태양광 수직계열화 왜 선택했나=글로벌 태양광시장은 지난해 10GW 시대 이어 올해 20GW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머지않아 태양광산업이 반도체 산업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한국태양광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1년 태양광산업 실적 예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산업 제조업의 매출 실적은 작년 5조9000억여원의 두배 가량인 10조4265억원으로 예상됐다.

 또 신재생에너지 전문 리서치 기관인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오는 2015년 태양전지 생산 능력은 2010년의 7배인 13.6GW 규모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른 매출만 91억8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지난 2008년 국내 많은 대기업들이 태양광사업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아직까지는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산업의 선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일본과의 기술격차를 극복하는 것도 어려웠고,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앞세운 물량공세 역시 감당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꺼내든 카드가 수직계열화다.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선두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해 수직계열화를 선택한 것. 원재료인 폴리실리콘부터 최종 산물인 발전시스템까지 태양광사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사업모델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솔라앤에너지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만 생산하는 업체보다 폴리실리콘에서 모듈까지 전 단계를 자체 생산할 경우 35%의 원가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산업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에서 잉곳·웨이퍼·태양전지·태양전지모듈·발전시스템·유지 보수에 이르는 광범위한 사업 영역을 갖고 있고, 각 영역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만 기술력과 투자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현대중공업·한화·삼성·LG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극대화=아직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곳은 없지만 오는 2013년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현대중공업·한화·삼성·LG그룹 등이다.

 이들 그룹 중 태양광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범 현대계열인 KCC와 연계해 수직계열화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KCC와 합작해 세운 KAM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최근 KCC에서 1.6GW급 잉곳·웨이퍼공장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나머지 태양전지·모듈·시스템·발전 부문은 현대중공업이 직접 수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월 삼성정밀화학이 미국 폴리실리콘·웨이퍼 생산기업인 MEMC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하면서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며 수직계열화 계획을 내놨다. 삼성은 오는 2020년까지 6조원을 투입해, 삼성정밀화학(폴리실리콘), 삼성코닝정밀소재(잉곳·웨이퍼), 삼성전자(전지·모듈), 삼성물산·에버랜드(시공 및 운영)가 이를 담당한다.

 LG그룹도 LG화학이 최근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함에 따라 수직계열화의 그림을 완성했다. LG화학이 폴리실리콘 생산을 전담하고, LG실트론은 잉곳·웨이퍼, LG전자는 태양전지와 모듈, 시공 및 운영은 LG CNS와 LG솔라에너지가 맡는 구도다.

 한화그룹은 그야말로 고속으로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이 폴리실리콘과 한화솔라원이 잉곳·웨이퍼·태양전지·모듈, 한화솔라에너지가 시공과 운영을 맡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지난해 8월 인수한 한화솔라원과 지난 5일 설립한 한화솔라에너지, 그리고 지난 11일 한화케미칼의 폴리실리콘 투자 발표까지 한화의 수직계열화 행보는 거침이 없다.

 ◇석유화학 경쟁력 힘입어 태양광 뿌리 움켜쥔다=중국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태양전지·모듈 시장을 점령했다면,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산업의 기술력을 앞세워 폴리실리콘 시장을 점령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1만8700톤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13만3000톤인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14.1%를 점유했다. 올해는 전 세계 예상 생산량인 17만2000톤 가운데 3만8000톤을 생산해 22.1%의 시장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13년에는 40만톤의 생산량 중 우리 기업이 16만톤에 달하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점유율 40% 가량을 차지할 전망이다.

 폴리실리콘 1세대인 OCI는 2013년 세계 정상에 오른다. OCI는 2013년 2만4000톤 규모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5공장을 추가 증설하고 총 8만6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 세계 최대의 폴리실리콘 메이커로 우뚝 설 계획이다.

 2세대인 웅진폴리실리콘과 KCC·한국실리콘은 현재의 생산능력 5000톤, 6000톤, 3000톤을 2013년까지 각각 17000톤, 1만8000톤, 1만5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발표한 3세대 삼성정밀화학·한화케미칼·LG화학 트리오는 2013년까지 각각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우리 기업의 폴리실리콘은 품질이 좋아 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국내업체들은 최소 나인나인(99.9999999%)급 이상의 순도를 가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일레븐나인급도 생산하고 있다. 식스나인급이 일반적인 중국기업 제품과 차별화된다.

 OCI는 올해 들어 13건의 장기공급계약을 성사시키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계약금액만 5조4800억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9건이 중국·대만 업체들과의 계약이다.

 웅진폴리실리콘도 올 들어 5500억원 규모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지금까지 누적 계약금액이 1조30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한국실리콘 역시 모기업인 오성엘에스티와 신성솔라에너지 등 국내업체는 물론이고 대만 네오솔라, 미국 PPP 등 해외업체와도 장기공급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다. 한국실리콘은 현재 중국과 대만기업 4~6곳과 공급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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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2010년 독일 노르트프리스란트 지역에 공급한 2.2 MW 규모 태양광발전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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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정읍 지역에 설치한 3MW 규모 태양광 발전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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