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한국 꿈…우리 기술로

지지부진한 한국형 발사체(KSLV-2)를 독자 개발하기 위한 사업단이 오는 6월 출범할 예정이다. 민간 참여를 늘리고 개발 속도를 높여 우주 강국의 꿈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KSLV-1)인 나로호 3차 발사는 이르면 내년 6월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항공우주연구원 조직도 크게 바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우주개발 계획을 새롭게 짜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18일 "나로호와는 별개로 독자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을 본격화해야 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사업단을 꾸리기로 했다"며 "5월께 사업단장을 공모하고 6월에 사업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우주발사체 개발은 두 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러시아에서 1단로켓을 들여와 발사하는 나로호(KSLV-1)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로 불리기도 한다. 또 하나가 한국형 발사체(KSLV-2)로 우리 독자기술로 개발해 쏘아 올릴 예정이다.

나로호 2차 발사까지 실패하자 독자 개발에 중점을 두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는 2021년쯤 발사될 예정이다.

정확한 발사 시기는 사업단이 출범한 뒤 국가우주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단은 항우연 소속으로 둔다 해도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연구소 대학 등 민간 참여를 크게 늘리고 기업 투자도 유치한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항우연 전문가와 민간네트워크를 포함하면 400명 정도의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10년간 1조5000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사업단장부터 제대로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항우연 조직도 발사체 본부를 중심으로 크게 바뀔 전망이다. 지난 2월 사퇴한 이주진 원장에 이어 조만간 새로 임명될 원장은 외부에서 발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우주 전문가는 "KSLV-2 사업단이 꾸려지면 단장이 예산과 인사를 책임지므로 항우연 원장 권한도 분산될 것"이라며 "항우연 조직은 오랫동안 변화가 없어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2차 발사에 실패한 나로호는 내년에 세 번째 발사를 시도할 전망이다. 한ㆍ러 공동조사위원회(FRB)가 4차례 열렸지만 기술적인 견해 차이로 아직 실패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원인 규명 없이는 3차 발사가 불가능하다. 정부 측 인사는 "지금까지는 담당기관인 항우연과 흐루니체프(나로호 1단로켓 제작사) 기술진만 조사에 참여했지만 민간 참여 폭도 넓히고 러시아 연방우주청과 한국 정부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성광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올해 안에 원인 규명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나로호 3차 발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나로호에 탑재할 위성은 내년 1~2월 완성되므로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이르면 6월에 발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6월이면 2차 발사 후 2년이 지나는 시점이므로 2년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한다.

[매일경제 심시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