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완의 퓨처인터넷] <6> 디지털 콘텐츠가 나를 따라다니는 세상

 요즘은 누구나 디지털기기를 활용한다. 집에서는 스마트TV를 보고 이동 중에는 손안의 PC인 스마트폰을 활용한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스마트패드(태블릿PC)는 스마트TV와 스마트폰 틈새에서 새로운 디바이스 경험을 선사한다. 이런 기기의 광범위한 보급은 장소와 목적에 따라 다양한 디지털 편익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사무실에서는 PC가 주인공이다.

 우리는 디지털기기로 여러 작업을 수행하고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는데, 다른 기기를 활용할 때마다 자신이 보유한 디지털 콘텐츠를 매번 옮겨야 한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아이튠스’라는 프로그램은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맥 등 애플의 각 디바이스 간 애플리케이션과 디지털 콘텐츠의 자동 통신(애플은 동기화라 표현한다)을 지원해 사용자의 불편을 덜어준다. 처음에는 개념이 생소해 다소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동기화에 익숙해질수록 더 편리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자사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아이튠스라는 매개체로 수직적, 수평적 사용이 가능케 해 사용자 편리성을 극대화하는 애플의 고도의 전략이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디지털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자신의 하드디스크에 두고 이를 폐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원격지 서버에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보관하다가 필요한 시점에 실시간으로 사용하는 개념이다.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정보에 접근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 사용자의 공간 제약을 극복하는 핵심 기술과 서비스라 볼 수 있다. 많은 기업이 도입하려는 스마트워크 환경 구축도 스마트폰·패드와 같은 무선 단말기로 회사 서버에 접속, 시공간의 제약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좋은 사례다. 클라우드 컴퓨팅도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사용성을 제공하는 기술의 한 분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사용자 입장에서 ‘원 소스 멀티 유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 왔다. 이는 자신이 생성한 콘텐츠를 다양한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의 바람을 담고 있다. 특정 기기에서만 활용 가능한 콘텐츠를 다른 기기에서 호환하기 위해 데이터 변환 프로그램을 밤새 찾은 적은 없는가. 캠코더나 카메라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시청하고 싶을 때 코덱이 없다는 메시지를 경험한 적은 없는가. 여러 개의 블로그나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 자신이 작성한 글을 다른 블로그에 복사해서 붙이기(Copy and Paste)한 뒤 형태가 일그러져 이중 작업을 하면서 푸념과 짜증을 경험한 적이 없는가?

 콘텐츠를 한번 생성하면 디지털 기기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필요성은 기기 간, 애플리케이션 연결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편리성은 더욱 향상될 수밖에 없다.

 애플은 자사 모바일 기기에서 어도비사의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게 했다. 플래시 소프트웨어의 문제 때문이건 애플과 어도비사의 구원(?) 때문이건 아이폰·아이패드에서는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플래시로 제작된 메뉴나 배너 등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있다. 비록 기업의 전략적 의사 결정이었을지라도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 듯 사용자가 불편을 감수하고 있음을 스티브잡스는 과연 모를까. 사용자의 편의를 배려하지 않는 기업의 독단적 처사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Smoking free’란 표현이 흡연이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흡연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을 의미하듯, 사용자들은 ‘Device free’ ‘Application free’를 원한다. 디지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에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콘텐츠와 내가 만든 콘텐츠를 맘대로 재생하고 활용하면 좋겠다. 내가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을 따라다니지 않고, 이제는 콘텐츠나 애플리케이션이 나를 따라다녔으면 좋겠다. 인터넷 세상의 중심은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바로 사용자인 ‘나’이기 때문이다.

 

  전제완 유아짱 대표 ceo@uajjang.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