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서총장 위기, 새 리더십 수용 `변수` 부상

 KAIST 교수협의회(회장 경종민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와 총학생회가 서남표 총장에게 각각 새로운 리더십과 개혁실패를 공식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학생 자살로 촉발된 이번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KAIST 교수협의회는 이날 전체교수들이 참여하는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서 총장의 용퇴 등에 관한 거수투표를 실시했다. 참석 교수 220명 가운데 64명이 서 총장의 용퇴를 요구했다.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한 인원은 106명이었다. 기권은 19명, 기타 31명이었다. 이에 따라 KAIST 교수협의회는 일단 서총장에게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기로 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새로운 리더십이란 지도자의 정신과 역량, 품성, 경영철학, 정신능력 등이 다 포함된다”며 “서 총장이 리더십을 바꾸면 받아 들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향후 어떠한 결론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KAIST 학부 총학생회도 11일 본관동 앞에서 학부 총학생회 기자회견을 갖고 △서남표 총장의 경쟁 위주의 제도개혁의 실패 인정 요구 △학교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학생대표 참여보장 등을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특히 “지난 2006년 서남표 총장 취임이래 KAIST의 각종 학사제도는 무한경쟁 기반의 개혁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7일 기자회견 당시 학교당국이 차등수업료 제도의 폐지를 공언한 것은 사실상 경쟁 위주의 제도개혁이 실패했음을 학교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학생회는 또 “서 총장 개혁 과정에 ‘학생과의 소통’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에 학부 총학생회와 각 과 학생회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로 결의 했다”며 “서 총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것을 비상학생총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제도개혁 실패 인정은 곧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까지 거론할 근거가 되는데다, 교수협의회의 향후 입장에 따라 사태는 급반전될 공산이 커 귀추가 주목됐다.

 총학생회 측은 사태확산을 경계하며 “서 총장의 개혁 실패인정 외에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며 “오는 13일 오후 7시 대학 본관앞 잔디밭에서 전체 4000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상학생총회를 개최한다”고 덧붙였다.

 KAIST 모 교수는 이에 대해 “학생들의 반발이야 그렇다고 쳐도 총장이 임명한 학과장들이 반발한다면 향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 같으냐”고 오히려 기자에 반문하며 “과 단위로 사건 수습을 하고 있으니 일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또 이날 열린 KAIST의 학과별 교수-학생 간 간담회는 모두 비공개로 이루어졌다. 이날 KAIST는 각 학과별 일정에 따라 학생대표와 협의를 거쳐 오후내내 교내 곳곳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정치권도 이번 KAIST 사태에 대해 서 총장의 책임을 묻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진보신당 측은 이번사태에 대해 서남표 총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설 것을 요구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변재일)는 서남표 총장 국회 출석일을 오는 18일에서 12일로 당겨 , 최근 학생·교수들이 잇따라 자살한 원인과 대책에 대해 짚어볼 예정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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