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간 과당경쟁이 가계 또는 기업대출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다른 은행의 고객을 빼오면 가산점을 주는 사례도 많아 상호비방도 격화되고 있고 실적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아 `고객빼오기`를 암암리에 조장하는 예도 있었다.
금융당국이 올해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4대 은행 종합검사의 키워드를 과당경쟁 적발로 정한 가운데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일부 행태가 근절될지 주목된다.
◇은행들, 금도넘어선 무한경쟁
시중은행들의 영업 경쟁은 가계와 기업대출, 퇴직연금 등 각종 영역을 넘어서며 점입가경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A은행은 지점의 경영성과평가(KPI)에 50여개 업체가 경쟁하는 퇴직연금을 유치하면 가산점을 주는 항목을 추가했다. 예컨대 이 은행 각 지점은 반기말에 퇴직연금 목표치를 달성하면 총 50점을 받고 추가로 30점을 더 받게 된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올해가 퇴직연금 유치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여서 해당부서의 요청으로 퇴직연금 항목만 가점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택담보집단대출 시장에서는 B은행이 C은행의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최근 가파르게 증가한 기업대출에 집중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주 마친 국민은행 예비검사에서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규모가 올해들어 2개월만에 1조원이 증가하는 등 과당경쟁의 우려가 있다"며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민은행 종합검사 과정에서 다른 은행들도 과당경쟁에 나섰다는 징후를 감지할 때는 나머지 은행들에 대해서도 종합검사 일정과 상관없이 해당 사안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민 등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최고경영자(CEO)가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은행과 기업의 관계에서) 은행의 처지가 `갑`에서 `을`로 바뀌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은행들이 소매금융(개인금융)과 도매금융(기업금융)할 것 없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모습은 은행장들의 최근 언급에서도 드러난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지난 1일 분기 조회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고객 수 증대가 은행의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 전략"이라며 "고객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지난달 24일 취임식에서 "영업을 잘해야 우대받고 승진하는 조직, 전 직원이 영업 마인드로 무장된 강력한 영업 조직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은행 고객 빼오면 가점"
개인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D은행은 타 은행에서 대출받은 고객을 당행 대출로 전환(대환대출)하면 이에 따른 평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영업점의 올해 실적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아 다른 은행 고객 빼오기를 조장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영업 평가 방식이 연간 1회에서 올해부터 2회 평가로 바뀌면서 영업 목표가 대폭 늘어났다"며 "이에 따라 여.수신과 방카슈랑스 등 기타 상품의 실적 목표가 작년의 160% 이상으로 높아져 직원들이 무리한 영업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목표 달성률에 따라 영업점장의 역량 평가가 달려있고, 직원의 성과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목표 상향에 따라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은행이 목표를 높이면서 타 은행도 과하게 목표를 부여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렇듯 상도를 어지럽히는 모습마저 나타나면서 타 은행에 대한 비방전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정 은행을 겨냥해 "시장 전체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어도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권은 올해 시장 재편과 맞물린 은행들의 무한경쟁이 고객에게는 득이 되겠지만 지나친 경쟁으로 은행들의 동반부실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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