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4G 코리아의 반란]11회/글로벌을 겨냥하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해외 통신시장 진출 5대 과제

 국내 통신시장은 그야말로 포화 상태다.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 특성상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경기장 자체가 좁다 보니 한계가 있다.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성숙기에 들어선 지 오래고 최근에는 이동통신 시장마저도 포화 국면에 이르렀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가 5077만명으로 인구 대비 보급률이 103.9%에 달한다.

 현재 시장을 놓고 보면 중위권 사업자는 물론이고 1위 사업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통신업계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야 하는 이유다.

 국내 통신 시장은 유선전화·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 등 주요 분야 모두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경쟁 역시 극심해지고 있다. 유선전화는 기존 서비스에 더해 인터넷전화 경쟁까지 더해지며 제로섬 게임을 반복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도 기존 유선통신 사업자와 케이블 인터넷사업자 간 치열한 경쟁 속에 서비스가 아닌 마케팅 전장으로 바뀌었다. 얼마나 많은 사은품을 제공하고, 요금할인을 해주느냐가 고객을 확보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

 이동통신 시장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나타나면서 데이터통신 시장이라는 가능성을 열었지만 이마저도 초기부터 과열 경쟁이 번지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은 당사자인 통신업계다. 이에 따라 업계는 포화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T는 앞선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신흥(이머징) 마켓 진출에 힘써왔다. KT는 아시아·독립국가연합(CIS)·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권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 실행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르완다·알제리를 중심으로 와이브로와 u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다. 르완다에서는 지난 2007년 와이브로망과 광케이블망을 구축했다. 이어 지난해까지 전국 30개 도시와 인접 5개국 국경지역을 연결하는 국가 기간망 구축사업을 수주·시행하는 등 르완다에서만 1억달러 이상의 사업을 수주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수도 타슈켄트 등 9개 도시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고객 중심의 유선 사업을 시작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KT는 네트워크관리시스템 ‘NeOSS(New Operation Support System)’을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 제공하는 등 단순한 통신사업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서도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도 ‘글로벌 ICT 리더’라는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특히 SK텔레콤은 단순히 서비스 플랫폼을 생산·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플랫폼을 해외 기업에 개방·제공해 글로벌 에코시스템 확장과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콘텐츠 플랫폼 ‘T스토어’를 중국과 대만에 공급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단말 제조업체 레노버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을 포함한 해외 레노버폰에 T스토어를 기본 탑재하기로 했다. 5억명이 넘는 포털 이용자와 1억명에 달하는 메신저 이용자를 보유한 중국 텐센트의 만화섹션을 통해 T스토어의 우수 만화 콘텐츠도 수출한다.

 최근에는 대만 최대 단말기 유통업체 이스트파워와 제휴, T스토어를 대만 5개 이동통신사업자에 현지화된 ‘독립형 앱스토어’ 형태로 공급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해외 사업자의 자본제휴에도 적극적이다. 인도네시아 통신사업자 텔콤과 손잡고 PT멜론인도네시아를 설립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 사업자 패킷원 지분을 확보해 협력사업을 펼친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아직 초기 단계일뿐 국내 통신사업자가 글로벌 사업자로 거듭났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형적인 내수 산업인 통신업의 해외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우선 해외 진출 시도 자체가 소수 사업자에 편중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일부 사업자는 극심한 내수 경쟁에 대응하기도 벅차 해외 시장 진출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 사업에 나선 기업도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긴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이 최근 내놓은 201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매출액은 2008년 58억원에서 2009년 23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6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통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실패 속에서도 꾸준한 시도로 시장을 개척하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나라 사업자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통신 인프라와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경쟁력 측면에서는 뒤질 게 없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해외 사업 추진시스템과 거점을 마련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는 것이 필요하다. 타깃 고객과 전략적 포인트를 명확히 하여 상징적인 해외 사업에 머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대기업 중심인 통신업계의 특성상 자칫 부족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정책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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