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 하이닉스 반도체 사장은 30일 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도체 업계 영향에 대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이날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일본 지진으로 당장은 사업 운영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지진 피해 지역에 대표적인 반도체 웨이퍼 공급업체 공장이 일부 있지만, 우리는 안전재고도 충분하고 장기적으로는 여타업체들로부터 공급도 가능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장비 업체도 납기가 수주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반도체 업계 공급선은 안전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그러나 "디지털 기기를 제조하는 우리 고객업체들의 부품 공급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에서 공급하는 일부 부품에 차질이 생기면 고객들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줄수 있다는 설명이다.
D램 반도체와 낸드 플래시 시황에 대해선 “D램 시황은 저점을 지나고 완만한 회복기에 들어가지 않나 싶고, 낸드는 특히 일본 지진 사태가 어떻게 수습되는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하반기 가서는 모두 조금 더 우호적인 시장이 조성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도 했다.
권 사장은 1분기 실적에 대해선 "D램과 낸드 플래시 모두 매출은 지난 분기 대비 큰 변화가 없을 수 있고,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영업이익은 내려가지 않을까 본다"고 예상했다. 하이닉스 매각에 SK가 관심을 보인다는 설에 대해선 "루머를 통해 들을 뿐 구체적인 정보를 갖고있지 않다"고 했고, 최근 반도체 사업 진출의사를 밝힌 효성의 의사타진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다"고만 말했다. 권 사장은 30나노급 D램과 관련해선 "하반기에 본격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20나노급 D램 개발을 하반기 완료하고, 내년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추가 반도체 공급을 요청했다는 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며 “일본에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구매선 다변화에 대한 일반적 관심이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권 사장은 “하이닉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찼다”며 “장기적으로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을 제고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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