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스터디] 현대증권 고객관계관리(CRM)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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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증권이 10년 만에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다시 구축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상품의 종류와 채널이 급격하게 다양해지고, 고객의 요구도 다양해짐에 따라 기존 시스템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1990년대 말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를 도입하면서 업계에서 처음으로 분석CRM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불과 2~3년 만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당시 분석 CRM의 필요성에 대해 사내에서 공감대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분석을 위한 기반 데이터가 취약해 의사결정에도 전혀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실무진을 중심으로 고객 분석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현대증권은 2007년 ‘고객분석용플랫폼(CAP)’ 구축에 나섰다. 이전에 CRM 프로젝트의 뼈아픈 실패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CR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CAP라고 명명했다. 2년간에 걸쳐 구축된 CAP를 현대증권은 고객분석 및 영업자동화(SFA) 등에 활용해 왔다.

 하지만 모델링 등 보다 정교한 분석과 예측데이터를 생성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다. 이에 현대증권은 지난해 SAS소프트웨어의 분석 툴인 ‘고객 인텔리전스’ 솔루션을 도입, 분석CRM을 완성시켰다.

 김성규 고객마케팅부 차장은 “업계에서 분석CRM을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분석 역량이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새롭게 추진한 CRM 프로젝트는 실무자를 중심으로 CAP 구축 등에서 충분히 준비해왔고 자체적으로 추진동력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분석 역량 확보와 공감대 형성에 주력=일찌감치 분석CRM을 도입했지만 활용에 실패를 경험한 바 있는 현대증권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초기부터 직원의 활용에 초점을 뒀다. 특히 직원 교육에 무엇보다 많은 신경을 썼다.

 김 차장은 “예전에 분석CRM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인력의 대부분이 다른 부서로 이동했기 때문에 통계전문가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었다”면서 “그마나 다행스러운 점이 앞서 CAP를 구축하면서 고객 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가 축적돼 있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증권은 분석CRM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전사 차원의 공감대 형성에도 주력했다. 고객 분석의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현대증권은 지난해 신규고객 잔존율 등 이슈화될 만한 주제를 선정해 관련 리포트를 만들어 부서 담당자와 경영진에게 보고했다. 또 SAS의 고객 인텔리전스 솔루션을 도입해 고객세분화 작업을 우선 추진한 것도 마케팅 차원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고객 세분화 정보, 마케팅 활동 적극 연계=현대증권은 우선 마케팅이나 영업 부문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중심으로 1~2년간 내부경험을 축적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증권은 고객 분석 툴을 통해 신규 고객 가입 경로와 고객잔존율, 관리유형별 고객 수익률, 지역별 고객 특성 분석 등 당장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고객 이슈를 분석하고, 이를 마케팅 활동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고객 세분화 작업에서 얻어진 고객 유형을 토대로 현대증권은 올 1월부터 매월 다른 주제로 마케팅 활동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매월 세분화한 고객 유형 데이터를 기초로 고객센터에서 마케팅용 아웃바운드 콜을 시작했고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업자동화(SFA) 시스템에 기회고객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김 차장은 “지난 2개월간의 시범 운영 결과 과거 아웃바운드 콜에 비해 직간접적으로 반응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고객 세분화했던 데이터를 활용해 VIP 서비스 프로그램과 신규 고객 웰컴 프로그램 등 고객관리 프로그램 설계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현재 사내에서 발생하는 거래 데이터 등 내부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신용평가사 등 외부와의 제휴를 통해 분석 데이터의 영역을 보다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이탈고객모델을 보다 정교화해 경고(Alert)시스템 등으로 구현하고, 고객의 과거이력을 기초로 상품성향을 분석해 적정상품을 매칭시켜 자동으로 제안해 주는 상품제안시스템 등도 계획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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