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겸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가 21일 제 2대 기업호민관(중소기업옴부즈맨)에 위촉되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이민화 초대 호민관이 전격 사퇴한 후 4개월 동안 비어있던 자리가 채워진 것이다.
최근 정부의 핵심과제가 대중소 상생과 동반성장 등에 맞춰져 있는 만큼 김 신임 호민관에 쏠리는 관심은 남다르다. 특히 기업호민관실이 의욕적인 출발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추진력있게 수행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크다.
김 호민관은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21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어떻게 업무를 수행할지 지금 언급하는 것은 이른 것 같다”며 “업무를 파악한 후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신임 호민관에게 중소기업 애로 해결과 규제 완화 등에 힘써 줄 것을 주문했다.
벤처기업협회는 “그동안 정부가 중소벤처 규제애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정작 현장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이 느끼는 규제개선 체감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라며 “기업가정신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 및 애로요인을 발굴 및 개선해 고품질의 창업생태계를 구축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지역별·업종별로 다양한 중소벤처기업의 현장애로 및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하고, 우수사례를 널리 전파해 사업상의 불합리한 규제 및 애로해소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 김흥준 상무는 “중소기업 관련 규제 정비 및 민원처리 등 중기 전용 소통의 창구가 될 옴부즈맨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가 크다”며 “공정거래 생태계 형성, 이노비즈기업에 대한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 등 중기 현장에서 필요한 의견을 수렴해 적용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임 호민관이 적극 요구했던 ‘호민관실의 독립성’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중소기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호민관이 독립성의 힘 있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게 중소기업들의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문제는 모든 정부 부처의 이해가 얽혀 있는 만큼 호민관의 독립성이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전임 호민관이 요구했던 △인사와 예산의 독립 보장 △민간출연 허용 △중소기업 단체의 호민관 추천 등에 대한 논의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공정사회를 기치로 내건 만큼 기업 호민관은 최근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와 보조를 맞춰 대중소상생방안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2대 옴부즈맨 임명에 맞춰 옴부즈맨 제도를 손질한다. 호민관과 명칭이 중복 사용되면서 혼란이 생긴다는 지적에 따라 옴부즈맨을 공식 명칭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옴부즈맨의 영역도 확대한다. 당초 중소기업 규제 등에 따른 문제점을 파악해 정부에 건의하는 역할과 함께 중소기업의 애로를 조사해 정부에 전달하는 업무를 맡기고 복수 옴부즈맨 제도도 검토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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