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판 TV 시장을 석권하며 기술력을 과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안방에서 치열한 스마트 3D TV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히 자사 제품의 장점을 부각하고 각종 이벤트를 통해 판매를 늘리려는 전략보다 경쟁사 상품의 단점을 오히려 강조하는가 하면 상대가 자랑하는 기술력을 `한물간` 것으로 깎아내리는 등 네거티브 방식의 공세까지 펼치고 있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내수보다 힘을 합쳐서라도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할 양사가 이전투구 양상까지 보이는 것은 볼썽사납다는 비판도 나온다.
관련 업계는 9일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서서 상대방 제품에 대한 `흠집 내기`에 몰두하는 등의 피 말리는 싸움을 벌이는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나는 태동 단계인 세계 3D TV 시장을 장악하려면 자사 기술 방식이 표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 회사를 이끄는 이재용 사장과 구본준 부회장의 `경영 업적`을 가시화하려는 절박한 자존심 싸움이라는 것이다.
◇세계 표준이 돼야 한다=표준화 전쟁은 우리나라 LCD(액정표시장치) 제품이 해외 업체들을 제치고 사이즈(인치)에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때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여러 전자업체가 각각 다른 사이즈의 LCD 제품을 개발하거나 생산하면 이를 부품으로 사용하는 업체들이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에 사활이 결정되고, 결국 많은 업체가 쓰는 제품이 `법에 의한 표준(De Jure Standard)이 아닌 `사실상의 표준`(De Facto Standard)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결정적 요소일 뿐 아니라 기술력의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까지도 나온다.
대표적 예로 VTR 시장에서 일본 빅터의 VHS 방식이 소니의 베타(β) 방식보다 기술 수준이 낮았음에도 시장에 먼저 내놓음으로써 사실상의 표준이 된 경우를 들 수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나 삼성전자의 LCD 등도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셔터 안경(SG) 방식과 LG전자의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은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기술이어서 두 업체가 사활을 걸고 자사 제품의 영향력을 세계 시장에서 넓히려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다.
세계 3D TV 시장은 삼성전자와 일본의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이 SG 방식을 채택하고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LG전자가 대만의 비지오, 네덜란드 필립스, 일본 도시바, 그리고 중국 로컬 메이커들과 손잡고 반격을 취하는 양상이다.
조사 전문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가 지난해 4분기 처음 조사한 세계 3D TV의 시장 규모는 233만대로, 아직은 평판TV(6천917만대)의 3%에 불과하다.
업체별로 전체 3D TV 판매는 삼성전자 84만대, 소니 78만대, 파나소닉 23만대, LG전자 13만대 순이었고, 부문별로 3D LCD TV는 소니, 3D PDP TV는 파나소닉이 가장 많았다.
물론 컬러TV 표준 방식인 NTSC와 PAL, 또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처럼 두 기술이 공존할 수는 있지만, 어쨌거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린다면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은 자명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재용-구본준 `대리전`(?)=양사의 경쟁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이 당장 올해 보여줘야 할 경영 성과에 대한 절박감이 묻어 있다고 분석하는 업계 관계자도 많다.
뭔가 가시적인 실적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사장은 지난해 12월3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던 점이 올해 이 사장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시장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대표적인 D램 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의 고정거래가격(D램 제조사가 고객사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한 달에 두 번 집계)이 석 달 가까이 1달러 밑으로 떨어져 바닥을 기고 있고 LCD 가격도 아직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미국 애플사의 아이패드2가 출시돼 상반기 태블릿PC 시장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과 이것이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주가마저 80만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물론 D램과 LCD 가격이 2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예측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데다 세계 TV 시장에서 5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로서는 이 지위를 확고히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
LG전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해 글로벌 TV 판매 비중은 삼성전자 18.2%, LG전자 15.8%, 소니 8.7%, 파나소닉 6.9% 순이고, 매출 비중은 삼성전자 22.1%, LG전자 14.1%, 소니 11.9%, 파나소닉 8.2% 순이었다.
명실상부하게 판매량뿐 아니라 매출액에서도 2위를 굳힌 LG전자로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SG 방식인 소니를 멀리 따돌리거나, 적어도 다시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FPR 방식이 재빨리 시장을 잠식해야 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리면서 지난해 막대한 손실을 본 LG전자의 위기를 극복할 `구원투수`로 작년 9월 등판한 구본준 부회장도 자신의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많다.
따라서 구 부회장이 매달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새로 짜라고 지시하면서 매출 확대를 독려하고 있고 LG전자가 내놓은 `옵티머스` 시리즈가 점차 인기를 끌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는 있지만,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하려면 TV 등 다른 가전 분야 등에서도 받쳐줘야 하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3세 경영을 본격화한 이재용 사장이나 LG그룹의 주력 부문을 되살려야 하는 구본준 부회장에게는 스마트 TV 경쟁이 도저히 밀려서는 안 될 절박한 싸움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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