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후→즉시의 효과는?’
KB국민카드가 출범과 함께 첫 비장의 카드로 공개한 ‘금융세이브제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KB플러스터세이브카드를 업그레이드한 ‘KB 금융포인트리 카드’를 통해 제공하는 이 제도는 대출금 1억원 이상의 경우 최고 50만원, 1억원 이하는 최고 30만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핵심은 카드 발급과 동시에 고객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었으나 카드 발급 후 3개월(90일) 이후에나 고객이 이용할 수 있었다. 이번 출범 과정에서 KB국민카드가 금융감독 당국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과거 90일 제한조건이 있었으나 한시적으로 풀었다”고 설명했다.
90일 이후에나 가능했던 내용을 ‘즉시’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꾸면서 KB국민카드 입장에서는 여러 기대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마케팅 측면에서 활용도가 커졌다. 과거에는 카드 발급 즉시 혜택을 누릴 수가 없어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이런 제도가 있는지 조차 몰랐다’는 것이 KB국민카드측의 분석이다. 실제로 기존 KB플러스터세이브카드 소개설명서에도 금융세이브제도와 유사한 ‘금융포인트 선지급’제도가 담겨 있다. 하지만 발급과 동시에 제공되는 서비스가 아닌 만큼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마케팅 측면뿐만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도 과거와는 크게 다르게 혜택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 3개월후에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카드 발급 후 바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느낌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경과’ 규정은 일반 소비자들의 카드발급 특성상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카드가 관계사인 국민은행 고객을 활용, 캡티브(Captive) 시장을 잡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일 출범식에서 최기의 사장도 강조했던 내용이다. 캡티브 시장은 여러 카드를 보유한 고객이 자사 카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카드가 그룹의 자동차와 연계해 할인을 해줬듯이 KB국민카드는 국민은행 대출상품에서 뭔가를 찾으려 했을 것”이라며 “국민은행 고객을 고려한다면 금융포인트제도의 수요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용어설명>선할인제도=카드업계가 캡티브시장을 잡기 위해 활용하는 서비스로 주로 포인트로 할인을 받아 ‘포인트 선할인제도’라고 한다. 현대카드의 ‘세이브-오토’가 대표적으로 고객이 제도를 이용해 현대·기아차를 구입하면 차종에 따라 20만~50만원을 포인트로 미리 받아 결제 후 나중에 포인트로 상환하는 구조다. KB국민카드 경우 국민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이 이 제도를 이용시 최고 50만원을 포인트로 할인해주고 이후 최고 36개월에 걸쳐 포인트로 상환하면 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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