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 속에서 여러 사람과 다양한 형태로 의사소통을 한다. 사람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의사소통을 편리하게 해주는 인터넷 서비스가 SNS(Social Network Service)다. 인터넷 붐이 한창이던 10년 전, 우리는 SNS와 유사한 서비스를 자주 경험했다. 네띠앙·다음카페·아이러브스쿨·프리챌·싸이월드 등이 잇달아 등장했고, 이들은 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서비스의 4C (Contents, Commerce, Community, Communication)중 한 축을 이루게 된다.
이런 커뮤니티 서비스가 SNS의 원조이면서도 왜 우리는 세계의 주류가 되지 못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후발 SNS에 밀려 뒤처지게 된 것일까. 해답은 당시 커뮤니티 서비스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커뮤니티 서비스는 마스터 또는 카페운영자라 불리는 개설자 중심으로 동일한 주제에 관심 있는 회원이 모여 활동하는 일종의 수직적 관계였다.
둘째, 그룹 중심의 서비스라서 나를 중심으로 편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카페운영자나 마스터를 편하게 해줬다.
셋째, 카페 또는 커뮤니티의 폐쇄성으로 참여한 사람 다수가 자신이 올린 정보를 커뮤니티 밖으로 공유하거나 소통하는 구조를 갖지 못했다.
넷째, ‘일촌’ 같은 인간관계도 나를 중심으로 관계가 설정되는 수직적 관계일 뿐 관련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는 동등한 관계는 아니다.
오늘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촉발된 SNS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개방과 참여, 관계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한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 웹 2.0 정신을 잘 반영한 서비스인데 우리는 먼저 시도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러한 개념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것이다.
SNS는 사람이 하나의 객체로써 수직적 또는 수평적으로 소통한다. 또, 나를 중심으로 나와 관계있는 사람들과 동등하게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정보를 공개하면 아주 빠른 속도로 관련자들에게 정보가 전파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차이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위터는 140자 단문과 그 단문을 쓰는 사람의 추종자(팔로어), 그리고 리트윗(RT)의 구조를 통해 빠른 속도로 정보를 전파한다. 따라서 정보 소유의 비대칭성으로 불가피하게 수직적인 권력 관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글을 전파하려면 대중적 인기가 있거나 나름대로의 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일종의 권력을 보유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좀 다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자신의 이메일, 전화번호, 개인 이력 등의 기본 정보를 통해 끊임없이 관계를 알려준다. 페이스북의 핵심서비스인 ‘관계파악 기능’으로 수평적인 친구 관계를 형성해 준다. 즉,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수평적 관계를 만들어 간다.
요약하면 트위터는 SNS라기 보다 수직적으로 단문정보를 아주 빠르게 전달하는 리얼타임 미디어에 가깝다. 반면 페이스북은 수평적 인간관계를 통해 소통하는 구조로 더욱 실질적인 SNS로 볼 수 있다.
트위터는 이끄는 소수와 따라가는 다수의 수직적인 1대 N 구조로 확산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페이스북은 1대 1 관계의 집합체로 필요에 자신의 역량만큼 인간관계를 다양하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페이스북이 6억의 회원을 단기간에 모을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다.
수익이 충분하지 않은 페이스북에 엄청난 투자 자금이 모이는 것은 미국이 고도의 전략 하에서 SNS를 육성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미국은 ‘오늘 난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며 편하게 적은 비용으로 어마어마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능가하는 SNS를 만들려면 어떤 개념으로 서비스를 설계해야 할까.
첫째, 수직적 관계와 수평적 관계를 융합하는 소통구조를 갖춰야 한다. 둘째, 정보의 축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근간으로 그 데이터가 아주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개념을 설계해야 한다. 넷째, 상거래·예약·소통·정보교환 등 인간의 관계와 행위가 포함되는 형태의 서비스, 즉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거듭나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 하에 서비스 구조를 설계하지 못한다면 한국발 SNS는 결코 세계와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제완 유아짱 대표 ceo@uajj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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