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누출사고로 사상 첫 백색비상을 발령한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당초 비상발령 규정시간보다 늦게 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원자력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20일 오후 1시 8분에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색비상은 1시간 20분 뒤인 같은 날 오후 2시 30분에 발령됐다.
관련 지침에는 방사선량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상황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비상을 발령토록 규정돼 있다. 규정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연은 20분 가량 논의를 거쳐서야 백색비상 발령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연구원 측은 “기체나 액체에 의한 방사선으로 방사선 준위가 높아진 경우가 아니어서 방사선이 외부로 누출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비상발령 여부를 고민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 측이 발표한 방사선 준위에 대한 정확성 여부도 논란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 부지 경계 800m에서 측정한 방사선 준위가 0.016 mSv/h로 기준치보다 크게 초과한 양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원이 ‘인근 지역 주민 보호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상황을 축소·은폐하는 것이라고 운동연합은 주장했다.
이상재 대전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연구원 측이 측정한 사고발생 직후의 방사선 준위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요구했음에도 아직 받지 못했다”며 “연구원이 이번 사고에 대한 명확한 진위를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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