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치는 이유 중에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접대를 위해서였다는 조사결과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내 경험상으로도 접대골프가 골프를 치는 이유 중 첫 번째라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의 비즈니스를 위해 미리 안면을 익혀 놓고 친해질 여지를 만든다는 의도까지 접대의 개념에 포함시킨다면 그 비율은 더 올라간다. 이런 의도를 가지고 접대골프를 칠 때, 자신도 모르게 본래 의도와는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골퍼들이 의외로 많다. 기껏 돈과 시간을 들이고도 손해를 보는 행위를 한다는 뜻이다.
접대골프의 기본적인 원칙은 단 하나 밖에 없다. 내가 비즈니스를 같이 해도 좋을 만한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흔히 범하는 실수가 골프 룰을 무심코 어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린 앞에 있는 연못에 볼을 빠뜨린 경우, 골프 룰대로 하자면 볼이 연못으로 들어간 지점, 즉 연못 뒤쪽에 볼을 드롭하고 네 번째 샷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주말 골퍼들은 아무 생각 없이 연못을 넘어 그린 근처에서 네 번째 샷을 한다. 친구들과의 친선경기에서는 대체로 용인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접대골프에서는 절대 금물이다. 혹시라도 동반 플레이어가 깐깐한 사람이면 겉으로는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저런 인간하고는 절대 비즈니스를 하면 안되겠구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동반 플레이어들은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아도 상대방이 무슨 짓을 하는지 다 안다. 또 상대방이 티샷한 볼이 슬라이스가 나서 오른쪽 산자락 깊은 러프에 빠졌을 때는 힘들더라도 같이 올라가서 볼을 찾아야 한다. 동반 플레이어들의 볼은 페어웨이에 잘 놓여 있는데 내 볼만 산자락에 있을 때 혼자서 러프를 뒤지며 볼을 찾을 때는 화도 나고, 외롭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기 때문이다. 볼을 같이 찾아주는 것을 보면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조금이라도 더 쌓인다.
접대골프에서 내 스코어가 나쁘면 무능한 사람으로 생각될까봐 대부분의 주말골퍼는 좋은 스코어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하지만 접대를 받는 사람은 상대방의 스코어로 그 인물을 판단하지 않는다. 좋은 샷, 영웅적인 샷 하나가 오래 기억에 남게 된다. 비록 스코어는 95타를 기록했어도 130m 남은 세컨드 샷으로 핀에 붙는 어프로치 샷만을 기억하게 된다. 그러면서 속으로 “그 사람 참 아이언 샷이 좋구나. 훌륭하네”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스코어는 버리더라도 좋은 샷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것이 접대골프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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