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유독 인상에 `베팅`하는 모습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10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한은이 현재까지 동향을 파악한 7개 외국계 IB 가운데 6개 IB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점쳤다.
노무라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번 달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으며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JP모건체이스도 비슷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씨티그룹은 2~3월 중 인상을 예상했다.
크레디스위스, BNP파리바, ING 등 다른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다수 외국계 IB는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본 배경으로 일단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4.1%)이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3.0±1.0%)를 넘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같은 지표를 두고 여전히 인상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는 국내와 달리 외국계가 인상 쪽에 쏠린 데는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지상 과제`로 삼은 마당에 기준금리가 2개월 연속 인상되면 당국이 물가를 위해 외환시장에서도 일정부분 `양보`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환율 하락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결국, 역외 차액결제 시장(NDF)의 선물환 매도세를 등에 업은 외국계로서는 국내에서 현물환을 대거 처분, 환차익을 챙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계는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 대규모 달러 매도 포지션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인과관계를 명확히 따지기는 어렵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하락 기대감을 형성해 차익을 남기려는 의도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역외 세력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어서 의도적인 쏠림 현상이 나타났을 개연성은 다분하다"며 "다만 반드시 역외의 의도대로 환율이 움직인 것은 아니므로 섣불리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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