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풍력발전업체들이 기어박스(증속기)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현대중공업·두산중공업·효성 등 풍력발전업체들이 기업 인수 및 국산화를 통해 기어박스 사업을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기어박스는 타워·블레이드·베어링 등과 함께 풍력발전시스템을 이루는 핵심부품으로, 풍력발전기 원가의 10% 가량을 차지한다. 현재 위너지·한센 등 유럽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풍력 단조업체인 평산의 자회사 야케를 인수해 풍력발전시스템 업체로서의 역량을 한 층 높였다. 야케는 100년 전통을 갖고 있는 독일의 기어박스 전문업체로, 평산이 지난 2008년 인수한 바 있다.
이미 기어박스 제조 국산화에 성공한 바 있는 두산중공업은 오는 4월 독자적인 방법을 통해 기어박스 교체작업을 시연한다. 기어박스는 특성상 고장이 잦기 때문에 효율적인 교체방법 역시 중요한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풍력발전기 내부에 25톤까지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자체 크레인을 장착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두산중공업은 오는 4월 제주도 김녕에 설치돼 있는 3㎿급 풍력발전기의 증속기 시범 교체 작업을 수행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기어박스는 본래 고장률이 높고 교체 비용도 상당하다”며 “우리 제품은 기존 방식처럼 대형크레인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비용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효성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인도 고다왓에너지와 1.65㎿급 기어박스 공급계약(총 456억원 규모)을 맺기도 했다. 효성은 인도에 이어 미국·중국·유럽까지 기어박스 공급 시장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기업들이 단조제품을 넘어 기어박스 등 핵심부품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세계적으로 관련 시장이 포화돼 있어 경쟁이 치열한 만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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