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특허등록 1위 기업인 IBM과 특허상호사용계약(크로스 라이선스)을 체결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평판TV, 휴대폰, 반도체 등 주요 제품에 IBM의 특허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통신,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다양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온 양사는 이번 계약으로 혁신적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안승호 삼성전자 IP센터 부사장은 “다양한 기술을 확보해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과 서비스를 한층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사는 구체적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으나, 각사가 보유한 특허 포트폴리오의 가치에 따른 금전적 보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삼성전자가 지난 2007년 MS를 시작으로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은 건수는 이번 IBM을 합쳐 총 11건이다. 2010년 코닥, 샤프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2009년에는 샌디스크, 도시바, 퀄컴과 2008년에는 마쓰시타, 르네사스와 상호실시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이 이처럼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에 속도를 내는 것은 최지성 부회장이 강조하는 ‘리스크 최소화 경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허분쟁이라는 돌발변수를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한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매출 150조, 영업이익 17조원을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주요 IT기업 및 특허전문기업(NPE)의 타깃이 되고 있다. 공격 대상은 주로 LCD 반도체 휴대폰 등 삼성의 주력 제품군이다.
◇평가와 전망=이번 IBM과의 크로스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분쟁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현재 적자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의 자체 특허수지를 빠른 시일 내 흑자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2007년 MS, 2009년 퀄컴과 샌디스크에 이어 삼성전자의 주요 로열티 지급업체인 IBM과도 한 배를 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이번 협약체결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분쟁이 발생하는 미국에서 안전망을 갖추게 됐다.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특허분쟁은 총 410건으로, 이 가운데 해외 기업이 현지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나라 기업을 대상으로 제소한 건수는 무려 319건에 달한다.
IBM은 지난해 미국에서 총 5856건의 특허를 등록하면서 18년 연속 미국 특허등록 1위 기록하는 등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특허를 갖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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