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미세화와 집적도는 조만간 한계에 다다를 것입니다. 그렇다면 차세대 반도체 개발 등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차세대 먹을거리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바로 나노 분야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
10년 동안 나노연구에 매진해온 한국기계연구원 이상록 나노메카트로닉스 사업단장의 지론이다.
이 단장은 “지난 10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나노와 관련한 원천 및 생산기술 기반을 착실히 만들어 세계적인 수준에 가깝게 올려놨다”며 “이제는 이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술 상용화에 나서야할 때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지난 10년간 정부의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은 사업단은 특허만 542개를 출원했다. 기술이전 및 수익도 나름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 이 단장의 속내다.
나노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 보유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돈 버는 기업’을 배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이제 갓 원천 및 생산기술 기반이 만들어진 터여서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내 나노산업 구조에서 기술사업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실제 이들 사업단에서는 디지털 비디오디스크(DVD)보다 약 10배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의 청자색 레이저를 사용하는 대용량 차세대 광디스크 규격인 블루레이 저장장치도 개발했지만 아직은 시장이 받쳐주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
“수십억원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수천억원을 기술료 수익으로 벌어들이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조금만 더 지원받는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
이 단장은 이를 위한 방안으로 나노메카트로닉스 연구소 설립을 제안했다. 차제에 연구소를 만들어 세계 최고 수준의 R&D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기술사업화를 병행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세워보자는 것. 실제 우리나라에는 변변한 나노메카트로닉스 전문 연구소가 아직 없다.
“미국의 경우는 나노의 잠재력만 보고도 수천억원씩 투자하는데,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투자에 인색합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이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적극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이 단장은 “15년전만 해도 비닐을 쳐놓고 나노연구를 수행했다”며 “최근 와서야 시설을 제대로 갖춰 연구를 진행하는 것에 비춰 볼 때 우리의 기술 수준이 세계 4위권에 올라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 ”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연구원들의 열정과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데이터 저장과 LED 조명, 바이오센서 쪽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손에 잡힐 것으로 봅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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