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부터 사상 처음으로 40%대까지 D램 점유율을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 말까지는 45% 수준까지 더 높이기로 했다.
후발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1년 이상 확대한 데 이어 시장 점유율까지 더욱 끌어올리면서 D램 시장 장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관련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D램 시장 점유율을 전년보다 5% 포인트 상승한 40% 중반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생산량을 지속 확대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김명호 상무는 최근 IR 행사에서 “올해 D램 전체적으로 연간 D램 비트성장률은 50% 초반대 성장이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60%를 초과하는 성장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전체 D램 비트 성장률인 한자릿 수 후반대보다 더 높은 두 자리 중반대의 비트성장률을 달성, 시장점유율을 42%~43%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성장률은 D램 단품마다 용량이 다른 만큼 실제 D램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추산하기 위해 인용되는 수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분야에 10조원 가까운 막대한 투자를 통해 D램 전체 비트성장률보다 20% 포인트 높은 60% 후반의 비트 성장률을 달성했다. 아이서플라이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9년 3분기 기준 35.4%에서 지난 3분기에는 40.7%로 5.3%포인트 높아졌다. 4분기 점유율도 3분기보다 1% 포인트 상승한 41.7%로 치솟았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영주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모바일 D램, 서버 등 고부가가치 D램 위주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은 비트성장률을 상회하는 45%~50%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집행한 대규모 메모리 투자의 효과가 올해 나타나는 만큼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D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PC업체 등 고객과의 가격 및 공급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후발기업과의 격차를 확대함으로써 불황에 흔들리지 않는 절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경쟁사인 엘피다가 큰 폭의 적자로 전환되고 대만 기업들이 마이너스 50~70%에 가까운 손익률를 기록했음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이 20%를 기록한 것도 이러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측은 “시황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적인 투자와 R&D를 통해 절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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